
한국의 발레리노 전민철이 오는 7월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고전 발레 '라 바야데르'의 주역 ‘솔로르’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이번 출연은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식 게스트 아티스트 자격으로 이루어지며, 공연 이후 비자 발급 절차가 완료되면 솔리스트(Soloist)로 정식 등록될 예정이라고 케이글로벌발레원이 25일 밝혔다.
이번 데뷔는 한국 발레 역사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순간이다. 2011년, 김기민 무용수가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외국인 최초로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후 14년 만에 또 한 명의 한국인 무용수가 같은 무대에서 주역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전민철은 지난 6월 12일 한국을 출국, 6월 13일 마린스키 발레단에 첫 출근한 뒤 마린스키 발레단의 단장이자 예술감독인 안드리안 파데예프(Andrian Fadeyev)와의 첫 공식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파데예프 단장은 전민철에게 환영 인사를 전하며, 7월 17일 예정된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 주역 데뷔가 결정되었음을 직접 전달했다.
전민철의 라 바야데르 무대는 단독 주역 출연일 뿐만 아니라 마린스키의 대표 프리마 발레리나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무대에서 ‘니키야’ 역할은 네제즈다 바토에바(Nadezhda Batoeva), ‘감자티’ 역할은 다리아 쿨리코바(Daria Kulikova)가 맡는다.
정식 데뷔 전, 마린스키 무대에 대한 공간 감각과 경험을 쌓기 위해 전민철은 7월 4일 상연되는 '백조의 호수' 1막의 ‘파 드 트루아’에서 남자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라 바야데르의 연습 현장을 직접 지켜본 파데예프 단장은 전민철의 빠른 흡수력과 섬세한 예술적 변화에 대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전민철이 정식 데뷔하는 작품 라 바야데르는 1877년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의 고전 발레로, 인도 무희 니키야와 전사 솔로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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