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반듯한 나라를 세우는 새 정치가 필요하다

사진노희진 BNK 증권 감사위원장
노희진 BNK투자증권 감사위원장
오늘의 우리는 과거의 많은 우연과 필연, 선택의 종합적 결과로 존재한다. 공동체 의식 역시 마찬가지다. 우연과 필연이 작용하지만 선택에 따라 변화의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정치 이념이나 지역에 따라 편가르기가 심한 우리 사회를 양심과 윤리가 존중받는 반듯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 편이면 잘못해도 무조건 감싸는 정치 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면 이해하기 힘든 대통령의 계엄 시도도 내각 차원에서 사전 견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고, 내각 구성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론 조사에서도 국정 지지율이 60% 이상으로 나타난다. 절대 다수의 여당은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원할 태세이고 견제 세력인 국민의힘은 무기력하다. 야당은 여당의 정책이 올바른지 살펴보아 잘못이 있으면 비판해야 되지만, 더 중요한 건 스스로 정책 개발을 해서 국민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다. 상대방 비판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 

새 정부는 1호 법안으로 3대 특검법을 공포했다. 김건희, 내란, 채상병 특검법이다. 과거 윤석열 정부가 위헌성을 이유로 모두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이다. 이젠 국회의 다수 여당은 무슨 사안이든 법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검 추천을 국민의힘은 배제된 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만 할 수 있게 했다. 야권의 반발 빌미가 된다. 

국민은 특검 과정을 지켜 볼 것이다. 특검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 명확하게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이용한 정쟁과 사정 정국 말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정치가 필요하다. 경청의 정치를 할 수 있길 바란다. 경청이 갈등 조정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먼지를 잘 활용하는 기술을 정치로 여기면 우리 사회는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유리한 판결을 한 판사의 룸살롱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여당의 맘에 들지 않는 판결을 할 적에 해당 판사는 먼지를 털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된다. 다수 여당으로서 향후 이런 정치는 자제해야 한다. 

과정을 중시하는 정치 문화 또한 필요하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상관없다는 사고는 우리 사회에 목표 달성을 위해 탈법과 편법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는 장기적으로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재판이 연기됐을 뿐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5년 후 더 높은 지지율로 퇴임하기 위해 선거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던 과반 국민의 맘을 헤아리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데 국무총리가 금전 문제로 의심을 받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증인도 자료도 없는 청문회에서 본인 주장만 믿고 의혹을 덮고 가기에는 찜찜하다. 정부 초기라 과거 잘못이 멈춰진 듯 하지만 언젠가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다. 과거에 잘못해도 성공하면 잘못이 유야무야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매듭은 풀고 가야 된다.  

요동치는 국제 정세 하에서 잠재성장률이 둔화되고, 저출산 고령화로 나라의 앞날이 어두운 이 시기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정한 협치가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상대방을 경청하며 협력해 우리 사회를 양심과 윤리가 존중받는 반듯한 공동체로 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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