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상생금융 △가계대출 관리가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는 금융권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은행들은 AI로 미래 먹거리 개발에 나서면서도 이자 절감 등 포용 금융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새 정부 들어 발표된 가계대출 규제 때문에 수익성이 줄어들지 살펴봐야 하는 것은 은행들의 현실적인 고민거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 들어 하반기 전략을 짜기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신한은행은 전날 임직원 약 7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여기선 올 하반기에 대두될 주요 경영 안건과 함께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다른 은행도 전략 재정비를 앞두긴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오는 25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또 다른 주요 은행은 지주 차원에서 하반기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그룹 경영진 대상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며 NH농협금융지주도 이달 중 전략회의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수시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강태영 행장이 직접 AI를 현업에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내 AI 기업뱅킹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금융 AI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또 B2B핀테크 기업인 웹케시그룹과 협력해 오는 9월엔 AI 엔진을 탑재한 ‘AI 기업 통합자금관리서비스(하나로브랜치)’를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새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금융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주요 전략 목표 중 하나로 ‘포용금융 추진’을 내세우고, 해당 업무를 전담할 포용금융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
신한은행은 이미 한발 앞서 상생금융 차원에서 ‘헬프업&밸류업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가계대출을 보유한 고객 중 금리가 10% 이상인 모든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1년간 한 자릿수로 인하하고, 새로 서민 신용대출을 받으면 조건 없이 금리를 1%포인트 내려주는 게 핵심이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조이고 있는 가계대출은 은행의 큰 고민거리가 됐다. 6·27 대책 이후 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영업이 더 어려워지면서다. 기존에 관리받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시중은행 1~2%·지방은행 5~6%)에 더해 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회사가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은 하반기 기준 약 37조5000억원에서 50% 감축한 19조원가량으로 줄었다. 급증한 가계대출 때문에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권의 수익 지표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의 비대면화가 빨라지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등 경영상 변수가 많아졌다”며 “무엇보다 이런 이슈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어떤 전략을 세우는지가 경쟁력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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