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 나서는 증권사, 올들어 5.4조 자금조달 추진… 후순위채도 불사

  • 10여곳 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

  • KB증권 1.4 조… NH 9000억 순

  • 미래에셋 '후순위채' 발행 유일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특히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후순위채 발행에도 적극 나서는 등 작년 신용등급 강등 사태 이후 재무구조 개선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에 나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10곳이다. 여기에 발행 조건이 확정되기 전인 신한투자증권까지 포함하면 총 11곳이다. 이들 증권사가 사채 등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총 5조4300억원에 달한다.
 
올해 가장 많은 사채를 발행한 곳은 KB증권(1조4000억원)이 차지했다. 이어 NH투자증권 9000억원, 신한투자증권 6000억원, 미래에셋증권 5400억원, 삼성증권 5000억원 순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월 1일~7월 3일) 13개 증권사가 총 4조9600억원 규모로 채무증권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확대된 수준이다.
 
건수로만 비교해보면 2022년 7건, 2023년 10건, 2024년 16건, 올해 14건으로 집계돼 사채 발행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배경에는 재무지표 개선 필요성 때문이다. 특히 후순위채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면 향후 신용등급 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올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며 규모는 2400억원 수준이다. 작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아이엠증권 등이 1000억~37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한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자산 노출에 따른 잠재 부실을 흡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본 여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후순위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간주되기 위해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구조적으로 콜옵션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실질적 만기는 더 짧다고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는 10년 만기에 5년 후 조기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을 부여하는 구조인데, 이에 대해 실제로는 5년짜리 부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구조는 향후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방향에 따라 자본 인정 비중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확대하는 것은 자본비율 개선과 부실 대비라는 두 가지 목적이 결합된 조치로 볼 수 있다”면서도 “향후 규제 변화와 시장 환경에 따라 그 효과와 지속 가능성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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