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초대형 공룡 조선사' 탄생 임박...韓 중소 조선사 타격 불가피

  • 중국선박·중국중공 합병안 통과에 韓 우려↑

  • 중소형 조선사, 가격 경쟁력에서 中에 밀려

  • 韓 조선사, 선박 건조 기술격차 확보만이 살 길

중국 내 조선소 사진중국 차이신
중국 내 조선소 [사진=중국 차이신 갈무리]
세계 최대 조선 기업인 중국 국영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CSSC)의 핵심 조선 자회사 2곳의 합병이 임박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CSSC는 단숨에 수주량·매출·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 세계 1위 조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에선 중국의 거대 조선사의 출현이 국내 조선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측 합병 조선사가 규모의 경제로 저가 공세에 나서면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CSSC 산하 자회사인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중국선박)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중국중공)의 합병안이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 인수합병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합병은 중국선박이 신주를 발행해 중국중공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정부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연내 흡수합병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병은 향후 글로벌 조선업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선박은 상선과 해양 공정 중심, 중국중공은 방산과 해양 개발 장비 중심으로 각각 대형 조선소를 거느려온 CSSC의 양대 축이다. 이들 두 회사의 지난해 수주량은 전 세계 조선 수주의 약 17%를 차지하기도 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회사 자산 규모는 약 75조원, 연간 수주량 250척 이상, 순수화물적재톤수(DWT) 약 2860만t에 달하는 단일 법인 기준 세계 최대 조선사로 입지를 굳히게 된다. 이는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20조원)을 압도하는 규모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대형 조선사보다는 중소형 조선사에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 중심의 전략으로 중국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소형 조선사는 여전히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을 주력 선종으로 삼고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이미 중국 조선사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을 갖춰, 해당 선종에 있어 한국 대비 선박 건조 가격이 약 20% 저렴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 1, 2위 조선 업체인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도 합병을 예고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의 선박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이번 중국 조선사의 합병이 큰 시장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으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중국 조선의 시장 확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은 우려되는 부문"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은 지속해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차별화된 기술 격차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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