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이 하반기 사장단 회의(Value Creation Meeting·VCM)를 이번 주 1박 2일로 진행한다. 롯데는 매년 두 차례(상반기·하반기) 여는 VCM을 보통 오후 일정으로만 치렀으나, 이번에는 이틀간 개최하는 이례적 형식을 택했다. 이를 두고 그룹 내부에 고조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오는 16~17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롯데 VCM'을 연다. 회의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약 8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간 VCM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호텔월드 등에서 오후 일정으로 진행돼 왔다. 반나절 일정으로 열렸던 VCM이 이틀로 늘어난 건 최근 그룹 전반에 퍼진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실적 부진 장기화로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롯데는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롯데온·롯데면세점·세븐일레븐·롯데호텔앤리조트가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 같은 희망퇴직은 롯데그룹의 비상경영에 따른 조처로, 롯데는 비핵심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과 신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렇다 보니 이번 VCM은 단순한 전략 점검을 넘어 총체적 위기 대응 행보로 읽힌다. 신 회장이 올 들어 쇄신과 혁신을 거듭 강조해 온 만큼 이번 VCM에서는 체질 개선 작업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9일 열린 올해 상반기 VCM에서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룹이 보유한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 이와 관련한 대응 시나리오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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