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물가와 관련된 대책을 논의한다. 여름철 휴가철을 앞두고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거센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2% 내외로 횡보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100)로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이에 따른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2.1% 올랐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전체 물가는 안정적이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체 물가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의 소비자물가를 별도로 구분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2.5% 상승했다.
실제로 더위가 기승을 부린 해에 농산물 물가가 휘청였다.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이 역대 가장 많은 31일을 기록한 2018년 여름철 채소 물가는 8월(1.9%)부터 전체 물가 상승률(1.4%)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후 9월 12.3%, 10월 13.5%, 11월 13.7% 등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고공 행진을 기록했다.
과실 물가도 여름철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8.2%) 전체 물가 상승률을 넘긴 과실 물가는 9월 13.4%, 10월 13.9%, 11월 13.0%, 12월 10.9% 등 오름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기후 변화에 따라 기온이 오르거나 내리면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한은의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포인트 높아진 뒤 이 영향이 6개월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파 등 이상 저온 현상이 발생했을 때에도 비슷한 물가 기조가 확인됐다.
한은은 "국내 기후변화에 따른 직접 효과에 더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간접 효과까지 감안하면 국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는 중장기적 시계에서 계획성 있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기후 리스크 공동 대응에 적극 참여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국내 기후 환경에 적합한 농작물 품종 개발 등을 통해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앙은행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동이 전반적인 물가 불안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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