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결단… 보여리, 민간 장사시설 유치 공식화

  • "농업기반 붕괴 속 지속 가능한 마을 공동체 위해 선택"

함평군 신광면 민간 장사시설 조감도사진장사시설 추진위원회
함평군 신광면 민간 장사시설 조감도[사진=장사시설 추진위원회]

전남 함평군 신광면 보여리가 마을 존립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민간 장사시설 유치에 나섰다. 마을 측은 23일 동정리 마을회관에서 유치위원회를 공식 결성하고, 관련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보여리는 지난 수년간 각종 공동체 사업과 경관 조성, 마을 재생 프로젝트 등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어 온 대표적인 농촌 마을이다. 2019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시작으로 2021년 청정전남 으뜸마을 사업, 2023년 함평군 마을 만들기 경진대회 동상 수상, 각종 국가 공모전 수상 등 괄목할 성과를 내며 전국적 모범사례로 떠올랐다.

2025년 7월 기준, 전국 각지에서 750여 명이 선진 견학을 다녀가는 등 외부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립축산자원개발부의 축산단지 조성 계획으로 인해 마을을 포함한 동정·송사·복흥리 일대 농업 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며, 새로운 경제적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보여리 관계자는 “농업이 무너지면 결국 사람도 떠난다”며 “더는 미룰 수 없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불과 1km 거리의 군남면 대덕리에는 대형 양계장이 이미 6동 이상 들어섰고, 납골당 1만5천기, 수목장 5천기가 조성된 공설 추모공원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마을 측은 “환경 문제만으로 장사시설을 반대하기에는 인근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이번 유치는 외부로부터 강요된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선택한 발전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영광군 수목장 조성 당시 도로 확장에 협력하는 등, 보여리는 감정적 반대가 아닌 상생과 협력을 택해온 지역이라며 유치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실제로 이번 유치 결정은 마을 구성원의 압도적 동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총 88가구 중 71가구가 찬성 의사를 밝히며 찬성률 80%를 넘긴 것이다. 보여리 주민 대다수가 생존을 위한 유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을은 이번 유치를 통해 기반시설 확충, 자립 재원 확보, 청년 정착 여건 마련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함평군 신광면 보여리가 마을 존립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민간 장사시설 유치에 나섰다사진김옥현 기자
함평군 신광면 보여리가 마을 존립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민간 장사시설 유치에 나섰다.[사진=김옥현 기자]

신광면 보여리 주민 이 모 씨(66)는 “지금까지 보여리는 외지인들도 부러워할 만큼 열심히 마을을 일궈왔다”며 “이제는 생존을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고, 장사시설이야말로 우리 마을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 모 씨(58)는 “농업은 사실상 끝났고, 이대로면 마을도 사라질 수 있다”며 “새로운 수익 기반이 절실한 만큼 이번 결정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보여리는 앞으로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마을 측은 “이번 결정이 혐오시설 유치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임을 이해해달라”며 “사실과 다른 비방은 공동체 전체를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여리는 이번 유치를 통해 인근 마을과의 상생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며,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열린 소통 창구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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