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높은 기업 찾아라" 세제개편 수혜주 주목하는 시장

  •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병행 상장사 투자매력↑

  • NH證·HL홀딩스·현대차·우리금융지주 등 선별

사진챗GPT
[사진=챗GPT]

최근 세제개편안 발표를 계기로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과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상장사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고배당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수혜 종목을 가려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을 기존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정한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제도다. 고배당 기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경우여야 한다. 단,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도 붙는다.
 
분리과세 방식은 배당금 수령 규모에 따라 세율이 차등 적용된다. 2000만원 이하는 14%, 2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 금액에는 35% 세율이 매겨진다. 기존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인 45%보다는 낮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초에 최고세율이 25%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만큼, 발표 이후 일부 고배당 기대주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고배당 정책을 이어온 일부 상장사들이 정책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KT&G다. 이 회사는 2024년 기준 배당성향이 50%대에 달해 정부 기준을 크게 웃돈다. 그 외에도 삼성화재는 49.8%, 제일기획은 60%, 기업은행은 40%로, 고배당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은 배당 외에도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기업들에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명확한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은 물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병행하는 상장사들은 중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업계도 정책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3.91%, 하나금융지주는 22.10%, KB금융지주는 19.73%, 신한금융지주는 18.70% 수준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자회사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배당성향을 30~35%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중장기적으로 40% 달성도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과 삼성카드가 대표적인 수혜 기대주로 거론된다. NH투자증권의 배당성향은 39.7%, 삼성카드는 35.3%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기아, 현대차, 코웨이 등은 자사주 매입을 병행한 고배당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전 계열사 차원에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경영과제로 삼고 있다.
 
배당 외에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또 다른 주가 부양 수단으로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2.8% 증가한 14조3156억원에 달한다. 자사주 소각 규모 역시 전년보다 156% 증가해 12조1399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보면 고려아연이 2조124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가장 컸고, 삼성전자(1조9925억원), 메리츠금융지주(8624억원), KB금융지주(8200억원), 신한지주(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7월 한 달 동안만도 LG유플러스, KB금융지주, 남양유업 등 26개 상장사가 자사주를 소각했다. LG유플러스는 1000억원 규모, KB금융지주는 6600억원 규모를 각각 소각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실질적인 주주환원으로 평가받는다.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에는 금융·증권주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 최고세율 수준이 실망 매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안타증권은 자사주 매입 누적 기준 상위 30% 기업 중에서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NH투자증권, HL홀딩스, KT&G, 파트론, 코웨이, 드림텍, 대한제강 등을 제시했다. 또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최근 배당 증가를 이뤄낸 기업으로는 현대차,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현대홈쇼핑, 한섬, 키움증권, 두산밥캣 등을 꼽았다.
 
하반기에는 세제개편에 더해 상법 개정을 통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8~9월 중 관련 법안 발의를 통해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또 하나의 정책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배당주와 가치주의 가격 조정이 예상되지만, 주가 조정은 매수기회로 판단한다”며 “8월 초, 9월 중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는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 위주로 선별 접근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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