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 트럼프發 관세 역풍…세율 18%로 91년 만에 최고치

  • 예일대 예산연구실, 평균 유효관세율 연초 2.5%→18.3%로

  • 前 WTO 부총장 "최대 승자 트럼프, 美 소비자들 큰 패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평균 유효관세율이 올해 초 2.5%에서 18.3%로 급등할 전망이다. 이는 1934년 이후 91년 만에 최고치이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예일대 예산연구실(TBL)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31일까지 발표한 모든 관세 조치를 포함한 것으로, 오는 8월 7일부터 적용 예정인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를 포함한 전망치다.
 
예일대 TBL은 올해 들어 발표된 관세 정책만으로도 단기적으로 미국 내 물가가 1.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5년 달러 기준으로 가구당 연간 소득이 약 2400달러(약 330만 원)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의류와 신발 등 직물류의 가격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의류·신발의 97%가 수입품이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다. 예일대 TBL 분석에 따르면 관세로 인해 의류 가격은 단기적으로 38%, 신발은 40% 오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각각 17%, 19%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 전반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예일대 TBL은 현재까지 도입된 관세 조치들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25년과 2026년 각각 0.5%포인트씩 낮추고, 이후로도 매년 0.4%포인트씩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연간 약 1200억 달러(약 170조원)의 손실에 해당한다.
 
AP통신은 관세는 세금이며, 미국 소비자들은 최소한 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 중 5분의1만 다른 나라 수출업자들이 부담한 반면 나머지 5분의4는 미국인들과 미국 기업들이 부담했다. 이미 월마트, 프록터앤드갬블, 포드, 베스트바이, 나이키, 아디다스, 마텔, 스탠리블랙앤드데커 등 주요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배리 애플턴 뉴욕법학전문대학원(NYLS) 국제법센터 공동소장은 "이것(수입관세)은 소비세의 일종이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영향이 더 크다"며 "운동화, 배낭, 백색가전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TV와 전자제품도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비디오 게임기도 가격이 오른다. 왜냐하면 이런 물건들 중에서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오는 7일부터 고율 관세를 적용할 국가에는 브라질(50%), 시리아(41%), 라오스·미얀마(각 40%), 스위스(39%), 캐나다·세르비아·이라크(각 35%) 등이 포함돼 있으며, 빈국과 부국이 섞여 있다.
 
애플턴 공동소장은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해서 더 많은 고통을 피한 나라들이 승리자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승리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 나라가 있는지는 의심스럽고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많은 측면에서 모두가 패배자"라고 평가했다.
 
미국 통상관료 출신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부총장을 지낸 앨런 울프 피터슨국제경제학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AP통신에 "최대 승리자는 트럼프"라며 "그는 협박을 근거로 다른 나라들이 테이블에 앉도록 할 수 있다고 내기를 걸었으며, 성공했다.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큰 패배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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