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남북 화해에 불교계 역할 기대"

  • "'불일불이'야말로 평화통일 과정의 정신적 원천"

  • 진우스님 "北 문화적 접근, 화해 무드 단초 될 수도"

  • 軍 대북 확성기 철거엔 "신뢰 일으켜세우는 조치"

사진통일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예방했다. [사진=통일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의 불교계 역할을 당부했다.

정 장관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불교의 가르침과 사상이 남북을 다시 평화공존으로 이끄는 위대한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 관계를 원효대사 발언에 빗대 '불일불이(不一不二·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라고 표현하며 "결국 상호 공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독과 서독이 서로 상호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외국은 아니다. 통일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며 공존했다. 그게 결국 통일로 이어졌다"며 "불일불이 사상이야말로 앞으로 평화 통일 과정에 제일 큰 정신적 원천"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진우스님은 "(종교계 등) 문화적으로 접근을 같이 한다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접근이 되고 그게 오히려 단초가 돼서 빨리 화해 무드로 조성이 되는 데에 큰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북한의)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와 금강산을 연계시켜서 관광 상품을 만들면 한국 말고도 세계인들이 관심이 많을 것 같다"며 "그게 잘 되면 불교계 사람들이 앞장서서 관광을 하기도 하고, 또 내년쯤에  신계사를 위주로 공동 법회를 돈다든가 이런 식으로 관광과 사찰 법회 등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앞서 조계종은 남북 불교교류 사업 일환으로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과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추진해 2007년 마무리한 바 있다. 복원 비용 중 일부는 통일부 남북협력기금이 사용됐다.

정 장관은 조계사 예방 후 취재진과 만나 "진우스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게 '자리이타(自利利他·스스로 이롭게 하는 동시에 타인도 이롭게 한다는 불교철학)'"라며 "지금의 한반도 상황과 딱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사는 길이 있는데, 그동안 서로 죽는 길로 온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을 위해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의 철거에 들어간 데 대해서는 "신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그런 조치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 장관은 취임 후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 조셉 윤 주한미국대리대사 등과 연일 면담을 이어가며 대북 정책 관련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날 오후엔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단과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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