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주수자가 훈민정음 해례본의 추적과 보존을 둘러싼 역사적 서사를 그린 장편소설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로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작가상을 수상했다.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올해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주수자 작가 작품이 “문학의 본질과 민족 언어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되묻는 서사”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황순원작가상을 수상한 작품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는 실존 국문학자 김태준이 해례본의 실체를 쫓는 여정을 바탕으로, 글자와 말의 역사, 문자에 담긴 민족성과 보편성을 다층적으로 구성했다. 이중 나선구조로 얽힌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은 한글의 창제부터 수난, 보존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언어의 생애사를 문학적으로 펼쳐낸다.
주수자 작가는 “마치 황순원 선생님께서 손수 문학상을 선물로 주신 것 같다”며 “문학에 대한 정열, 작가 정신, 그리고 순수함과 진실함을 누구보다 지켜낸 황순원 선생님의 이름을 가까이 지니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주수자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스위스·미국 등지에서 생활하다 2001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버펄로 폭설>, 시집 <나비의 등에 업혀>를 비롯해 희곡 <빗소리 몽환도> <복제인간 1001> 등을 연극 무대에 올렸다. <빗소리 몽환도>는 영국과 몽골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실험성과 역사성을 아우르는 다층적 서사 구조를 통해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번 장편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된다.
황순원신진상은 소설 <인어사냥>으로 독창적인 상상력을 선보인 차인표 작가가 수상해 주목받았다. 그는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은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써도 좋다는 조용한 허락처럼 다가왔다”며 “더 겸손히, 진심을 담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배우이자 스토리텔러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 수상을 통해 본격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는 의미를 더하게 됐다.
김구슬 작가는 시집 <그림자의 섬>으로 시인상을 받았다.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작가는 <잃어버린 골목길> <0도의 사랑>
황순원양평문인상에서는 시인 강정례가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로 대상을 수상했고 노순희 시인과 김은희 수필가는 꾸준한 지역 문학 활동과 집필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황순원문학상은 <소나기> 작가 황순원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9월 12일 오후 4시 경기 양평군 서종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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