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쓸 때마다 명랑해진다 外

  • 텍스트 기억 연습

  •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

쓸 때마다 명랑해진다
 
쓸 때마다 명랑해진다=이은경 지음, 나무의마음.
 
15년간의 초등교사 생활을 뒤로하고 두 아들을 돌보는 전업주부가 된 저자는 둘째 아이의 발달장애 진단에 7년간 항우울제에 의지해 살았다. 그는 우울과 고립의 깊은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한 권의 노트를 붙잡았다. 손글씨로, 키보드로 마음을 쏟아내면서 ‘창문을 열어 먼지를 내보내듯’ 마음속 어두움을 털어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명랑해질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다. 
 
저자는 직접 겪은 감정들을 풀어낸다. 신입교사 시절의 후회, 교실에서 투명 인간처럼 지냈던 둘째 아이의 아픈 경험, 그리고 엄마에게 쓰는 용서의 편지 등 작가가 살면서 마주해온 삶의 상처들이 텍스트에 담겨 있다.
 
“분당 미금역 3번 출구 근처 건물 5층의 소아정신건강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를 오가며 엄마와 아들이 동시에 우울증약을 먹는 기막힌 일상이 이어졌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작은아들은 학급에서 심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들이 안쓰러워 새벽마다 울면서 기도했다. 그러고는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코럴색 립스틱을 바른 말쑥한 얼굴로 옆 학교 3학년 2반 교실로 출근하곤 했다. 아들에게 약을 챙겨 먹이며 내 약도 꺼내 삼키던 순간의 참담한 심정은, 지금도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다.” (116쪽)
 
텍스트 기억 연습
 
텍스트 기억 연습=임승유 지음, 아침달.
 
시인 임승유가 펴낸 첫 산문집이다. 그동안 네 권의 시집을 통해 시인이 고민하고 천착해온 ‘여성 발화의 위치’가 구체적인 장면들로 그려져 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말하기 위해 비극적인 유년의 한 장면에서 출발하면서도, 자기 연민을 거부한다. 시인이 살았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과 만난 사람들을 담담히 보여주는 등 그저 자신의 삶을 구성해온 장면들을 나열한다. 그에게 기억이란 ‘그 장면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기에 ‘바세린이 어디 있지?’, ‘꽃을 꺾었다’ 같은 문장으로 먼저 시작하면서 장면에 놓였던 인물들을 찾아간다.
 
"이제는 이런 말을 할 때가 된 것도 같다. 엎드려 잠든 그 애한테 그만 일어나서 이쪽으로 건너오라는, 그런 말을 나는 하지 않기로 한다고. 나는 거기에도 있고 여기에도 있다고 뭔가를 남겨놓을 수밖에 없었던, 남겨놓는 능력을 지녔던 어린 시절의 내가 있고 그걸 기억하는 내가 있는 거라고."(206~207)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제인 오스틴 지음, 전승희·윤지관 옮김, 민음사.

민음사와 교보문고가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에 담는다. 조지 오웰, 버지니아 울프, 다자이 오사무,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에 이어 디 에센셜 10의 주인공은 제인 오스틴이다. ‘오만과 편견’, ‘레이디 수전’을 비롯해 오스틴이 쓴 편지들이 수록됐다.
 
“내 자존심을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나도 그 사람의 오만을 쉽게 용서할 수 있겠지.” ‘오만과 편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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