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가 신형 함정 도입 사업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일본이 자국산 호위함을 수출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완제품 무기 수출 사례로는 필리핀에 경계관제 레이더를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날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호주의 신형 해군 호위함 사업을 맡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말스 부총리는 이번 계약에 대해 "현재와 미래의 호주 전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에 투자한다는 정부의 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주 국가안보위원회는 110억 호주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신형 호위함을 도입하는 사업에서 차세대 범용 호위함 도입을 위한 최종 후보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 개량형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메코(MEKO) A200 개량형을 검토해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호주는 수출 호위함을 제조할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협상을 거쳐 연내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2029년께 첫 호위함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호주는 총 11척의 노후 호위함을 교체할 예정이며, 이 중 3척은 해외에서 제조하고, 나머지 8척은 호주 서남부 퍼스 인근 헨더슨 조선소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모가미급' 호위함은 승조원 90명으로 운용이 가능하고, 기뢰 제거 능력과 뛰어난 레이더 성능, 스텔스 설계 등을 갖춘 최신예 함정이다. 일본 측은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 운용이 가능하며, 연간 2척의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수주에 성공했다.
말스 장관도 최종 후보에 오른 일본과 독일 중 일본 함정을 택한 이유와 관련해 적은 인원으로 운용할 수 있고 레이더 성능이 좋다는 점을 언급했다.
아사히신문은 "모가미형 호위함은 독일 함정보다 승무원이 30명 정도 적다"며 "호주 해군도 인력이 부족해 이 점이 (함정 판매의) 최대 무기가 됐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이번 사업에 대해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일본과 호주 간 해군 협력 확대 의미도 있다며 동일한 함정을 사용하면 정비 거점을 공유할 수 있어 유연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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