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일령' 보복 잇따르자…日, 서둘러 갈등 봉합 나서

  • 日 "다양한 채널 통해 입장 전달…고위 외교관 파견 작업도 진행"

  • 中, 영화 개봉 연기·민간 교류 중단·여행 자제령 등 보복

경주에서 만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경주에서 만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급격하게 악화된 중·일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교 채널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중국이 영화 개봉 연기, 민간 교류 중단, 일본 여행 자제령 등 보복성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며 '한일령(限日令)'에 나서자 일본은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모미쓰 모테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은 여러 차원에서 명확히 전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중 간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진행하는 데 일본은 열려 있는 자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날 방중한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 이후 양국 고위 당국자가 직접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중국은 강력한 외교적 대응과 함께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섰다. 18일 중국 매체 중국영화보에 따르면 일본 영화 '짱구는 못말려', '일하는 세포'의 중국 내 개봉 일정이 연기됐고, 중국에서 흥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박스오피스는 개봉 첫날 1억3700만 위안(약 282억4800만원)에서 2000만 위안대로 급감했다.

또한 중국 여행업계에서는 일본 여행 상품 취소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여행사는 "하루 만에 예약의 60% 이상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 시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0.36% 감소하고 최대 2조2000억엔(약 20조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고 가즈히코 일본 시즈오카대학 글로벌 지역센터 객원교수는 "중국은 대만이 핵심 이익이라는 점을 모호함 없이 분명히 밝혀왔다. 일본도 그 입장을 알고 있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음으로써 오랫동안 유지돼 온 신중하고 현명한 관점을 스스로 뒤집어버렸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