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개발 빙하기에 강남 토지 유찰 4배 증가…"논현동 부지도 5차례 줄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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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공매 지원에도 서울 강남구 핵심 급지 부지 등이 줄줄이 유찰되는 등 건설 개발경기가 여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선호 지역으로 평가받는 강남3구도 찬바람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7일 온비드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진행된 토지 및 부지 공매에서 유찰 건수는 22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유찰 건수(150건)보다 49.3% 증가했다. 

지난해 1~7월 강남 3구 전체 토지 공매 건수(235건) 중 유찰 건수의 비중은 63.8%였으나 올해는 전체 토지 공매 278건 중 80.5%가 유찰을 기록했다. 

특히 과거 공매 시장의 인기 매물이던 강남구 일대 토지 역시 올해는 유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구의 올해 토지 공매 유찰 건수는 4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0건) 대비 4.5배 늘었고, 유찰 건수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서 올해는 68%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의 토지 공매 유찰 비율은 80%(60건)으로 전년(64.1%)보다 높아졌고, 송파구 역시 유찰 비중이 87%(119건)으로 지난해보다 6.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얼어붙은 건설 개발 경기가 선호 입지인 강남 3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 처음 입찰이 진행된 강남구 삼성동 일대 1137㎡ 규모 대지는 지난 6월까지 3개월 간 무려 14차례나 유찰됐다. 첫 입찰가격인 714억4130여만원에서 마지막 유찰에서는 500억원까지 최저 입찰가가 떨어졌고, 지난달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해진 다음에야 양도 계약이 이뤄졌다.
 
강남구 내 초호화 주상복합 부지 등 PF 공매 매물도 최근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4번지 일대 면적 3253㎡ 토지 및 건물에 대한 공매 입찰에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올해 3월 처음 공매에 넘겨진 후 첫 입찰이 진행된 6월부터 5차례나 공매 입찰에 올랐지만 연속 유찰된 것이다. 최초 입찰 시 약 3713억원이었던 최저 입찰가는 지난 5번째 입찰 시에는 3024억원까지 낮아졌다. 
 
당초 해당 부지는 논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매입해 최고급 주상복합인 ‘포도 프라이빗 레지던스 서울-인테리어 바이 펜디 까사’로 분양될 예정이었다.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29가구와 오피스텔 6개 호실로,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갔어야 하는 사업지다. 그러나 시행사가 금융권에서 조달한 금액 이자를 충당하지 못했고, 브리지론의 본PF 전환이 결국 성사되지 못하면서 부지 전체가 공매에 넘어가게 됐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적체 매물이 다소 풀리고 있긴 해도 여전히 공매나 경매로 나온 PF 매물은 좀처럼 소화되지 못하고 있다. 과거라면 청담 일대 공매 나대지라면 경쟁이 붙었을 테지만 지금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며 “결국 부동산 개발 생태계 위축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매각 추진 PF사업장 현황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PF 경·공매 사업장 수는 270곳으로, 올해 1월 195곳보다 38%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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