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는 자영업자] 호프·카페·음식점 줄폐업 본격화… "상반기 순이익 15.3% 감소"

  •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 고려

  • 코로나·고금리·내수부진 누적 여파

  • 줄폐업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듯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 한 카페에 폐기물이 쌓여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 한 카페에 폐기물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으로 대표적 자영업인 호프주점과 음식점, 커피음료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반기자영업자 순이익도 감소하면서 이 같은 줄폐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에 호프주점과 커피음료점은 각각 2만1705개와 9만4957개로 전년 동월 대비 2102개(8.8%), 1428개(1.4%) 줄었다. 한식음식점과 중식음식점도 각각 40만9608개와 2만8672개로 전년 동월 대비 2652개(0.6%), 321개(1.2%) 감소했다. 

자영업 비중이 큰 상황에서 내수 부진이 더해져 폐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 비중은 19.4%(563만7000명)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자영업자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7위 안팎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고금리에 내수 부진까지 겹쳐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았다. 2022년부터 고금리 국면을 마주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내수 부진 탓에 이중고가 이어졌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줄어들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당분간 자영업자 줄폐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도 자영업자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62.0%에 달했다.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람도 전체 중 43.6%로 나타났다. 폐업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 회복 전망 불투명(17.0%), 자금 사정 악화·대출 상환 부담(15.1%), 원재료비 등 원가 상승(13.8%) 등을 꼽았다. 

인천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 때 늘어난 대출에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한계에 내몰렸다"며 "그동안 경기 상황이 안 좋아서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버텼다. 대출금을 상환한 이후 폐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가 얼마나 클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 경기동향(BSI)은 전년 동기 대비 7.0포인트 상승한 61.5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소상공인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인 BSI는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낮으면 부정적이란 의미다. 경기 상황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관하긴 어렵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율이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며 "자영업 폐업이 많아진다는 것은 서민경제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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