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작년 방미한 외교부장 유력 인사 구금…사유 불명"

  • 시진핑식 충성 인사·기율 강화 기조 속 최고위급 외교관 조사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와 회담하고 있다. 2025.06.21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의 차기 외교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고위 당국자가 중국 당국에 구금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류젠차오(61)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지난달 말 해외 출장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에 돌아온 후 당국에 체포됐으며, 구체적인 구금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류 부장은 중국 외교부에서 장기간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2022년부터는 외국 정당 및 사회주의 국가와의 관계를 총괄하는 대외연락부장직을 맡아왔다. 구금 직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를 공식 방문했다.
 
WSJ에 따르면 류 부장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현지에서 차기 외교부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인식됐다. 한 미국 당국자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그가 차기 외교부장이 될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며 “‘그가 더 큰 역할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 인사들은 류 부장이 미·중 관계 안정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고, 서방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경청하며 대응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소사이어티,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슈워츠먼,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과 교류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 내부에서 공식 임명 전 자신을 차기 외교부장으로 내세운 류 부장의 행보를 부적절하게 여겼다고 WSJ는 전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구금 배경에는 시진핑(72)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정치적 충성심 중시 인사 기조와 강력한 당내 기율 정화, 감찰 조사 기조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감찰기관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공직자 감시를 강화해왔으며, 부패·무능·기밀 유출 혐의로 다수의 고위 인사를 처벌해왔다.
 
중국 외교 소식통들은 류 부장의 부재가 베이징 외교 라인의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구금은 2023년 친강(59) 전 외교부장이 전격 해임된 이후 외교관이 연루된 최고위급 조사 사례다.
 
중국은 친 전 장관 해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WSJ는 그가 워싱턴 주재 대사 재임 시절 외도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친 전 장관 해임 후 당은 외교부장을 지낸 전임자이자 상급자인 왕이(71)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외교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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