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尹 측 고발은 수사 방해 의도"…김건희, 전면 진술 거부

"정당한 영장 집행 가로막아"…법적 대응 검토

金, 조사 시작부터 묵묵부답…통일교 청탁 의혹 조사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호송차가 21일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고발장을 '수사 방해 의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특검은 고발이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사실과 다르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 KT광화문빌딩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 측 고발은 특검 수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며 "고발장 내용을 검토해 사실과 다르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민중기 특별검사와 문홍주 특검보 등 2명을 직권남용 체포, 직권남용 감금미수, 독직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강제 인치 시도는 명백한 불법이자 전직 국가 원수에 대한 신체적 학대"라며 "특검과 구치소 관계자들의 이러한 행위는 형법상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죄, 강요죄, 가혹행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 12분부터 소환조사를 받은 김 여사는 시작과 동시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선 조사에서 일부 진술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질문 전반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특검은 김 여사와 연관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100여 장 분량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했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에게 전씨를 통한 통일교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통일교 측과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진술과 자료가 확보돼 김 여사의 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검은 통일교 현안과 관련한 청탁 시도, 정치권 인사 후원 정황 등을 포함한 질문지를 마련했지만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통일교 관련 의혹은 수사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사안"이라며 "오늘도 그 부분이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하면서 향후 질문 소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검 관계자는 "심야 조사 동의 여부와 건강 문제에 따라 (조사) 진행이 제한될 수 있다"며 "준비한 질문은 가능하면 마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만료 후 조치에 대해 특검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추이를 보며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특검은 '통일교 대거 입당' 의혹이 있는 국민의힘 당원 명부 압수수색 영장이 전날 효력이 만료됐지만 이미 집행에 착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청구 여부는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기훈 삼부토건 전 대표는 긴급 공개수배 상태로 전환해 현재까지도 소재 파악이 진행 중이다. 특검은 삼부토건과 관련된 웰바이오텍에 대해서도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