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정상회담 난항에…대러 제재 카드 다시 꺼낸 美

  • 밴스 미 부통령 "대러 제재 아직 가능…협상·압박 계속"

  •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정상 간 대화가 가장 효과적"

  •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푸틴-젤렌스키 회담 계획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우측과 JD 밴스 부통령좌측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우측)과 JD 밴스 부통령(좌측) [사진=UPI·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중재 중인 미국이 대(對)러시아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했던 ‘2주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러시아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성사 기대가 점차 줄어드는 탓이다. 우크라이나는 연일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고 나선 반면 러시아는 회담 주요 의제도 준비되지 않았다며 ‘정상회담 임박설’에 선을 그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테이블 위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분쟁을 끝내고 압박을 가하기 위해 남은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을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수입하는 인도에 2차 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언급하며 “협상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러 제재는 러시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경제 제재뿐 아니라 러시아산 석유를 구입하는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도 포함하고 있다. 그는 이어 “조처하고 당사자와 대화하며 의견 일치가 있는지를 보려 하는 것”이라며 협상과 압박을 병행해 러시아를 움직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유럽 지도자들과 다자회담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후 그는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2주 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했다는 백악관 다자회담 참석자들의 전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2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제재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종전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지만 ‘2주 내 정상회담’ 시한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금까지 회담 개최 관련 유의미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여전히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추가 점령 중이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원전과 에너지 시설 등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를 두고 양국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독립 34주년 기념식에서 “정상 간 대화 형식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다시는 러시아인들이 타협이라고 부르는 수치를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정의로운 평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는 오직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는 밝혔다.
 
이에 반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NBC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가 마련되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의제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으며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인터뷰는 지난 22일 이뤄졌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이후에도 계속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했고, 미국계 기업이 소유한 공장을 타격하기도 했다”며 “러시아의 계속된 공격과 라브로프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과 평화협정을 중재할 수 있을지 의문을 키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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