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도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한 미국 방문을 계기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한미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미국 보잉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362억 달러) 추가 도입과, GE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예비 엔진 구매(6억9000만 달러) 및 엔진 정비 서비스(130억 달러) 등 총 500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추진했다.
보잉 항공기 구매 대상은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화물기 8대로, 2030년 말까지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에도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미국은 주요 시장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매출에서 미주 노선의 비중은 여객 40%, 화물 50% 수준"이라며 "최근 우리나라 해외여행 수요가 2019년 수준에서 정체됐고 근거리 위주로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미국의 항공수요 덕분에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8년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양국간 소비자 편의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양국 정부의 지원 속에서 SMR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으로 핵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해부터 엑스-에너지 지분 투자로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텍사스주에서 SMR 초도호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같은 날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SMR 협력 MOU를 체결, AI 캠퍼스 프로젝트와 연계한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이번 협약은 미국 정부의 원자력 확대 정책과 맞물려 의미가 크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 약 100GW에서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향후 수십 년간 원전 관련 기술 개발과 신규 발주가 대폭 늘어날 것임을 의미하며, 원전·SMR 설비 제작과 건설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대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가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방산, 원전, 배터리,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해외 직접투자는 검증된 방식으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기업 실적과 연결되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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