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다 두 번째가 더 맛있다…'N차 여행'의 발견

  • 한 번은 스치고 두 번은 머물고 세 번 찾으면 사랑하게 된다

  • 강화 노을서 하동의 차밭까지 계절이 바뀌고

  • 동행인이 달라지면 같은 풍경도 새롭게 다가와

  • 여행은 한 번의 소비가 아니라 반복 속 완성되는 나만의 이야기

같은 곳을 몇 번이고 찾아도 지루하지 않다. 계절마다, 사람마다, 방식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경험이 쌓이면서 여행은 ‘한 번의 소비’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된다. 올가을,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N차 여행’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화유니버스 참가자들이 강화도의 노을을 배경으로 요가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강화유니버스 참가자들이 강화도 노을을 배경으로 요가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여행자, 이웃이 되다

편한 복장을 한 여행자들이 언덕 위에 모여 요가 매트를 펼친다. 며칠 전만 해도 낯선 사이였지만 이제는 노을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을 맞춘다. 협동조합 청풍이 운영하는 체류형 프로그램 ‘잠시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들은 ‘여행업’이 아닌 ‘환대업’을 자처한다. 강화도를 찾은 사람들이 관광객이 아니라 이웃처럼 어울리도록 돕는다. 100년 전통 금풍양조장에서 배우는 막걸리 마스터 클래스, 노을 속 힐링 요가, 현지 농산물 피크닉, 티 클래스, 로컬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그림책 워크숍 등 30여 개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특히 모든 진행은 강화 청년들이 맡는다. 숙소도 1인 예약만 허용해 낯선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유도한다. 참가자들은 강화성당, 조양방직 같은 명소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섬의 매력을 갑절로 느낄 수 있다. 

 
높은 서가가 인상적인 다가여행도서관 사진한국관광공사
높은 서가가 인상적인 다가여행도서관. [사진=한국관광공사]

◆도서관, 여행지로

2021년 전주 곳곳에 개성 있는 도서관들이 들어섰다. 폐 파출소, 공단, 숲, 연못 위까지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그 결과 전국 최초로 ‘도서관 여행’ 코스가 만들어졌다.

매주 토요일 빨간 전용버스를 타고 해설사와 함께 도서관 14곳을 도는 프로그램은 전주를 N차로 찾게 하는 이유가 된다. 덕진공원 연못 위 전통 한옥 연화정도서관, 아중호수도서관, 숲속 시(詩) 특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여행자도서관 등 취향에 맞는 공간이 기다린다.

코스는 하루형과 반일형으로 나뉜다. △완전오감 △완전책틈 △완전여백 혹은 △책풍경 △책그림 △책여행 △책예술처럼 주제별로 선택 가능하다. 책과 풍경이 어우러지는 독서 여행은 '도서관이 아지트'라는 말이 실감 난다.
 
한 여행객이 고성 해변에서 사색을 즐기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 여행객이 고성 해변에서 사색을 즐기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파도 파도 새로운 곳

강원 고성은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을 채우는 여행지다. 쪽빛·옥빛·에메랄드빛이 섞인 오묘한 바다색, 그리고 20여 개 개성 있는 해변이 이어진다.

천진·봉포해변은 편의시설을 갖춘 대표 해변이고, 가진항 작은 해변은 카페와 함께 ‘바다멍’을 하기 좋다. 백섬해상전망대는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하다.

워케이션을 원하는 이들은 교암리 ‘맹그로브 고성’을 찾는다. 오션뷰 라운지에서 일하고, 곧장 해변으로 나가는 경험이 가능하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좋다. 일일권을 끊어 이용하면 된다. 
 
여행객들이 하동 티소믈리에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여행객들이 하동 티소믈리에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깊이를 더하는 차(茶) 체험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은 하동은 1200년 역사를 간직한 차 시배지다. 녹차 재배면적이 전국 대비 23%에 달하며 곳곳에 자리한 다원은 차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부가 운영하는 ‘유로제다’에서 농가 주인과 다담을 나누고, 3~4가지 차를 맛보며 다도를 배우는 시간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든다. ‘티카페하동’에서는 티 소믈리에 클래스와 녹차 족욕 체험을, ‘따신골녹차정원’에서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차와 다식을 즐길 수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와 하동야생차박물관은 국내외 여행자를 끌어들이며 하동을 대표하는 차 문화의 무대를 완성한다.
 
다찌 상차림 사진한국관광공사
다찌 상차림 [사진=한국관광공사]

◆‘미(味)항’ 강구안

‘동양의 나폴리’ 통영. 강구안은 ‘미(味)항’이라 불릴 만큼 먹거리로 가득하다. 충무김밥, 밀면, 우짜면, 꿀빵, 꽈배기….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음식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통영중앙전통시장에선 40년 넘은 노포 ‘정화순대’와 ‘통제영꽈배기’ 같은 명소가 기다린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찹쌀팥도넛 하나에 커피를 곁들이면 당 충전의 황홀함이 찾아온다.

저녁에는 다찌집을 빼놓을 수 없다. 남해의 싱싱한 해산물을 한상 가득 맛볼 수 있다. 식사 후에는 세병관과 수항루, 망일루 같은 고즈넉한 유적지를 둘러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다섯 코스는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하는 기획 시리즈 ‘요즘여행’ 세 번째 테마 ‘N차 여행’에 소개된 곳들이다. ‘요즘여행’은 단순 명소 안내를 넘어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 확산되는 흐름을 담아내고 있다. 공사는 이 기획물을 격월 단위로 발간하며 여행자 체험기를 함께 실어 국내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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