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식·채권 줄줄이 처분…현금 축적 러시

  • 우리銀, KG패션 등 80개사 비상장주식 매각

  • IBK기업銀 4000억 부실채권 정리…여신 심사 조직문화 정비도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국내 은행들이 무수익 자산인 비상장회사 주식을 처분하거나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있다. 늘어난 부실을 덜어내고 각종 소상공인 지원책, 분담금 등 새 정부의 생산금융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보유 중이던 80개사 비상장주식을 매각한다. 

매각 대상은 우리은행 거래 기업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게 된 주식이다. 우리은행의 타법인출자 현황을 보면 대부분 중소기업 주식이지만 KG패션 등 대기업 계열사나 중견기업도 포함됐다. 

우리은행이 비상장사 주식 매각에 착수한 것은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유동화가 어려운 무수익 자산을 털어내면 현금자산을 쌓을 수 있고 동시에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어 타 은행보다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주식이 많다"며 "이를 매각해 현금자산으로 보유하면 기업가치가 올라가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실자산 매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늘어난 소상공인 대출이 향후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배드뱅크 출연금, 석유화학산업계 지원 등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며 우량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 은행들의 올해 부실채권 규모는 1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조6000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연체율 모니터링을 하며 필요하다면 분기 단위로 진행해 왔던 부실채권 매각을 분기와 분기 사이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월별로 채권을 매각하며 건전성 관리를 타이트하게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연체관리 태스크포스(TF) 팀을 통해 연체 발생 상황과 부실화한 자산을 파악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부실채권(NPL)을 7602억원 규모 상각·매각했으며 3분기 채권 매각도 준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3분기 사이에 부실채권을 4000억원 규모 처분한다. 3개월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여신을 정리해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순부터는 대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여신 심사 조직문화 로드맵을 재구성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연체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위해 법률 자문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NPL을 분기별로 정리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에 물가 상승까지 맞물려 신규 부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으면서 부실 자산을 빠르게 판가름해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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