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체포한 475명 중에는 라틴계 노동자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CNN 방송은 구금된 라틴계 근로자의 가족들을 인용해 단속 당시 상황을 7일 보도했다.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 루스 다리 수아레스는 이 공장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단속 소식을 전했지만 남편은 합법적 취업 허가증이 있다며 안심했다. 그러나 체포 당시 서류를 제시했음에도 당국은 이를 받지 않고 남편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수아레스는 CNN에 "모든 걸 제대로 했는데도 위험에 처해 있고 아이들이 방치될 수 있다는 점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틴계 근로자 카밀라도 휴식 중 단속에 휘말려 서류를 보여줬지만 단속 요원이 서류가 없다고 기록한 뒤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버스로 이송됐다. 콜롬비아 출신 근로자 산티아고는 아내 카밀라가 "휴식 중이었는데 ICE 팀이 들이닥쳐 모두를 체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밀라는 이 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누구든 일자리를 얻으려면 반드시 합법적인 자격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티아고는 "이제 (미국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밖에 나가면 쫓기는 삶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공장 노동자의 70∼80%가 한국인이었다"며 "현장 의사소통은 한국어 70%, 영어 20%, 스페인어 10%였다"고 증언했다.
국토안보수사국(HSI) 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체포된 475명에 대해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전은 HSI 역사상 단일 사업장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단속”이라고 덧붙였다.
ICE 측도 이번 단속에 대해 "각 노동자와 대화해 합법 체류 여부를 확인했으며 일부는 석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법 취업 허가를 받은 근로자까지 구금됐다는 가족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무리한 단속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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