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는 11일 오전 김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 DC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최우선 과제는 비자 문제 개선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구금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러트닉 장관에게 직접적으로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들은 이날 새벽 석방돼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점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늦어지고 있는 관세 협상 후속조치 마무리도 필수다. 한·미 통상당국은 지난 7월 30일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통상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는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문은 작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미 투자 방식과 비관세 장벽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난항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의 방미에서도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 중 조선 분야에 1500억 달러, 반도체 등 제조업 재건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낮추고 투자 프로젝트를 간접 지원하는 보증 수준을 주장하고 있다. 투자 대상도 사업성을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고 대상도 자국이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산물과 디지털 등 비관세 장벽 해소도 요구하고 있다.
합의가 늦어지면서 수출 하방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25% 부과가 예고됐던 상호관세는 15%로 낮아졌지만 자동차 관세 압박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부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아직 낮추지 않은 상황이다. 경쟁 수출국인 일본은 15%로 자동차 관세를 이미 낮춘 만큼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며 "협상의 표면에 드러난 것들은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겠지만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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