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이 꾸준히 상승하며 신고가가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시장 침체가 이어졌으나 최근 6·27 대출 규제로 아파트 등 주택 시장 수요가 감소하며 오피스텔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을 아파트와 달리 감가가 빨라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시장 변동에 취약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매매가가 뛰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 인상, 수요 부족 등의 영향으로 침체가 이어졌으나 정부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동 에스트레뉴(S-TRENUE) 전용면적 104㎡는 지난달 29일 16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4년 전 13억7000만원에서 한 번에 3억여원이 오른 셈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 107㎡는 지난달 17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6월 거래가인 15억원에서 2억8000만원 올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3억356만원으로 전달 대비 1.01% 올랐다. 1월 2억 9827만원에서 △6월 3억20만원 △7월 3억54만원 △8월 3억356만원으로 매달 상승하는 모습이다.
6·27 대출 규제로 아파트 시장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 오피스텔로 전·월세 등의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수익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수익률은 4.8%로 전년 동월 대비 0.16%p 상승했다.
이와 함께 서울 오피스텔의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요 수요층인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것도 오피스텔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기대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통상적으로 아파트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서울을 중심으로 오를 것"이라며 "또 최근 월세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임대 수익률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을 투자 목적으로 접근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입 신고를 할 경우 다주택으로 간주돼 규제를 받는데다 아파트보다 높은 취득세율과 관리비도 필요하다. 아파트보다 매매 수요·거래량이 적어 필요할 때 환금성이 떨어지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박원갑 위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 기대가 낮다"며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한 상태에서 규제지역에서 첫 번째 아파트를 살 때는 취득세율이 8%, 두 번째는 12%로 올라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