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제공-투자유치'...트럼프 일가·UAE 수상한 거래설

  • NYT "사적·공적 영역 모호...美국익에 부합했는지 의문"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왼쪽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시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왼쪽)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시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서 지난 5월 성사된 두 건의 대형 거래가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이 거래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5월 UAE에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수십만 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주 전 UAE 실세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가상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20억 달러(약 2조767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직후였다.
 
월드 리버티는 트럼프 일가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이번 거래로 UAE는 그동안 수출이 제한돼 온 미국의 첨단 칩을 확보했고 월드 리버티는 단숨에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트럼프 일가와 측근이 막대한 부를 얻게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앞서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여름 지중해 연안의 사르데냐에서 셰이크 타눈을 만나며 관계를 강화했고 최근에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UAE 국부 펀드를 통제하는 셰이크 타눈과 외교적 동맹이자 사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NYT는 두 거래가 공식적으로 맞교환된 증거는 없으나 시점상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UAE와 칩 협상에 직접 관여하면서 자신이 세운 회사가 UAE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도록 주선했다.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도 백악관 AI·가상화폐 총괄책임자이자 민간 투자자로서 UAE와 AI 칩 협상을 적극 지원했다. 특히 UAE AI기업 G42의 임원이 월드 리버티에도 일하며 두 거래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일부는 대중국 전략을 이유로 칩 수출 제한을 주장했지만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의 개입 이후 반대 인사들이 해임되며 거래는 급물살을 탔다.
 
월드 리버티 측은 지난 5월 위트코프 특사가 지분을 매각 중이라고 밝혔지만 그는 여전히 일부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고위 관리와 그 자녀들의 정치, 외교, 사적 거래에 대한 미국의 오랜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AI 자문을 제공하는 초당파 비영리 단체를 이끄는 브래드 카슨은 "미국 대통령이라면 관련된 사람들의 상업적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을 위해 국가 안보 결정을 내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두 거래의 한가운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으며, 그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전례가 거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한 대통령"이라며 "이는 돈벌이와 통치가 모두 지배 가문 손에 있는 페르시아만 지역의 비즈니스 관행을 더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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