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속도의 SK냐 성능의 삼성이냐… 관건은 엔비디아 퀄 통과

  • SK하이닉스, 양산체제 구축까지 속도 면에서 선두

  • 삼성전자, HBM4 1c로 성능 올려 비교우위 전략 펼쳐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4 선점 레이스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연이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고 있는 사이, 삼성전자는 고성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와 실제 공급이라는 단계가 남은 만큼 비교 우위를 향한 노력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BM4는 엔비디아가 내년 공개할 차세대 AI 가속기(GPU) '루빈(Rubin)'에 탑재될 예정이며, 이를 선점하는 업체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에 비해 속도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월 HBM4 12단 시제품을 고객사에 제공했으며, 지난 12일에는 내부 인증을 마치고 양산 체제 준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고객 대응이 가능한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는 의미다. 두 가지 이벤트 모두 HBM4 관련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HBM4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해 SK하이닉스보다 4개월 가량 늦었다. 지난 6월에는 10나노급 6세대(D1c) 미세공정을 적용한 D램칩 양산을 내부 승인했다. D1c는 HBM4에 적용되는 최신형 D램으로, HBM4 성능과 직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중에는 HBM4 개발에 성공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단계별로 수개월 빠른 진행도를 보이고 있다면 삼성전자는 D1c 램 적용으로 보다 고성능의 HBM4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HBM4 1c 나노공정은 SK하이닉스의 HBM4 1b 나노공정보다 더 미세하고 개선된 공정으로, 회로 설계 최적화로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 속도 등 성능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율은 HBM4 1b가 기존 공정이라는 점에서 더 안정적이며, HBM4 1c는 개발 단계이므로 수율 개선을 동시 진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고성능의 HBM4를 만드는 셈이다. 물론 SK하이닉스도 1c를 HBM4E 등 차세대 제품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편 샘플 제공 시기나 양산 체제 구축 시점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사 퀄 테스트 통과 여부다. 두 회사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현재 두 회사의 HBM4 제품 퀄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 제품 모두 비슷한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도 변수다. 엔비디아가 HBM 공급사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HBM4의 가격을 전작보다 70%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해 가격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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