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매입 가능성에 "현재 가능한 상황 아냐"

2010년 러시아 진출했으나 러·우 전쟁으로 같은 해 3월부터 가동 중단

2023년 12월 매각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던 현대자동차가 현 단계에서는 현지 생산시설을 다시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현대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소식통은 러시아 기업에 매각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재매입이 가능한 여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완공하며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가 강화되면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고, 2022년 3월 공장 가동을 멈췄다. 이후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해당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사업 지분 100%를 매각했다.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 AGR자동차그룹은 현대차 시절 사용하던 "솔라리스" 등 기존 브랜드를 유지한 채 차량 생산을 이어왔다.

매각 계약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일정 기간 내 공장을 다시 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해당 계약은 2024년 1월 종료돼, 바이백 옵션 역시 다음 달 만료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소식통이 재매입이 어려운 구체적 이유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들어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주도로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유지되고 있다.

바이백 시한이 만료될 경우 현대차가 재매입을 완전히 포기할지, 혹은 옵션 연장을 협의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대차는 로이터에 "바이백 옵션과 관련한 최종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AGR자동차그룹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는 전쟁 이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2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해왔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대차가 로고 등 다수의 상표를 러시아 특허청에 등록했다고 보도해 바이백 시한을 앞두고 현지 재진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