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롯데 이어 엠파이어시티도 반발 "토지비 470억원 더 내라?"

  • 투티엠 전망타워 투자자, 246% 추가 부담에 반발... "국제소송까지 불사"

엠파이어 시티 3D 지형도 사진LAND24 부동산 그룹 갈무리
엠파이어 시티 3D 지형도 [사진=LAND24 부동산 그룹 갈무리]

롯데가 '에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투자 철회를 요청한 데 이어 또 다른 대형 부동산 투자자인 엠파이어시티 합작회사도 호치민시의 막대한 토지 사용료 추가 징수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청년에 따르면 호찌민시는 투티엠 전망타워 복합단지 투자자인 엠파이어시티에 8800억 동(약 470억원)의 추가 재정 의무를 부과한 가운데 엠파이어시티 측은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시장 격)에게 이같은 내용을 재검토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엠파이어시티는 티엔푹, 쩐타이 등 베트남 투자자와 Gaw Capital Partners(홍콩), Keppel Group(싱가포르) 등 외국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국제 합작 법인이다. 2015년 6월 말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엠파이어시티에 투자 인증서를 발급했는데, 당시 프로젝트 총 투자금은 12억 달러로 발표됐다.

◆ 2015년 약속 뒤집고 246% 추가 징수

엠파이어시티 측은 호찌민시가 2016년 9월 5일 이 프로젝트에 2015년 6월 23일부터 50년간 토지 사용료를 조건으로 약 11헥타르의 토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시 정부의 결정문에는 "일시적 토지 임대 방식에서 토지 사용료 징수 방식의 토지 할당으로 변경할 때 추가 재정 의무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당국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8800억 동의 추가 재정 의무를 주문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금액은 이미 납부한 토지 사용료 대비 246% 증가한 금액이다. 더 심각한 건 "향후 관계 기관이 추가 재정 의무를 이행하라고 결론 내릴 경우 기업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자,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정책 안정성에 대한 신뢰와 호찌민시의 투자 환경에 대한 믿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엠파이어시티 측은 관계 당국에 2015년 토지 할당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효력을 갖고 있던 법령(구체적으로 2014년 발효된 회람 36호)에 따라 재정 의무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엠파이어시티 측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십 년 전 납부했는데 또 내라니"

최근 여러 호찌민시 부동산 프로젝트들이 많은 법적 절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가 '토지 사용료 산정'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단계별 토지 할당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호찌민시는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에서 일부 부지를 '임시 토지 할당' 형태로 먼저 할당하고 나머지는 보상과 부지 정리가 끝난 후에야 할당했다. 문제는 전체 프로젝트 기준 선납부 여부다. 첫 토지 할당 당시 당국은 전체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의무를 산정하는데, 여기서 기업은 아직 공식적으로 할당되지 않은 부지까지 포함해 전체 토지 사용료를 우선 납부한다.

그러나 이후 나머지 부지에 대한 보상이 완료되어 2단계 토지 할당 결정이 내려지면, 현재 법에 따라 다시 현재 시점의 기준으로 토지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이때 기존에 전체 프로젝트에 대해 납부한 토지 사용료는 잔여 부지에 전혀 환산 적용되지 않고 별도 절차에 따라 환불 처리된다. 이 같은 문제는 다수 기업에 의해 보고되었고, 호찌민시도 기획재정부와 농업환경부에 관련 문제를 공식 건의했으나 아직 구체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그 결과, 수십 년 전 이미 전체 토지 사용료를 납부한 많은 기업들이 남은 부지에 대해 현재 시세로 다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이는 기업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주게 된다. 결국 사업 계획에 혼란을 초래해 프로젝트를 지연시켜 도시의 주택 공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당 홍 아잉 베트남 청년기업인협회 회장은 "2024년 토지법 및 103/2024호 법령에 따라 토지 사용료 산정은 국가가 토지 할당 결정을 내린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대규모 프로젝트 특히 다단계 토지 할당이 이루어지는 경우엔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롯데그룹에 이어 엠파이어시티까지 토지 사용료 문제로 반발하면서 호찌민시의 투자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들이 연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시 정부의 정책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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