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루버는 오늘날 AI 기술 진화 속도를 '쓰나미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AI는 인간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협력자이자 조력자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본질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기술이기에 무엇을 설계하고 있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와 상생하는 방안으로 '인본주의적 AI(Humanistic AI)'라는 개념을 꺼내 들었다. 인본주의적 AI는 인간의 가치와 윤리, 사회적 규범을 반영하도록 설계된 AI를 의미한다. 기계가 더 잘할 수 있는 작업은 자동화하되 인간의 생산성 증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적용 사례로 그루버는 교육, 정신건강 관리, 헬스케어 분야 등을 꼽았다.
그는 "대화형 AI는 불안·우울 장애로 고통받는 수억 명에게 인지 치료를 제공하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개인의 발전을 돕는 AI 수요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루버는 나아가 신소재 개발, 기후변화 대응 등 집단지성을 활용한 AI 연구가 인류 공동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클라이밋 GPT' 모델은 기후변화가 초래할 식량 불안, 이주, 경제·정치적 갈등까지 시뮬레이션해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며 "AI는 인류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해결할 집단지성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루버는 또 인본주의적 AI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와 사회의 역할을 언급했다. 핵심 조건으로 △개인정보 보호 △인간과 AI의 명확한 구분 △산업계 인센티브 제공 △법적·윤리적 책임 확립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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