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동맹 新 이정표] 폭발적인 AI 수요..."한일 전력 인프라 공동 구축해 글로벌 공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력 기술 역사에서 일본은 100년 이상 '축적의 시간'을 쌓았기 때문에 한국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일본은 AC(교류), 한국은 DC(직류) 기술이 앞서있습니다. 상호 보완적 관계로 글로벌 인공지능(AI) 전력 수요에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박태근 LS일렉트릭재팬 대표)
 
한·일 경제 협력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AI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양국 공조가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DC 기반 AI 데이터센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이 DC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한·일 협력이 국내 전력 산업에 새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도쿄클럽빌딩에서 만난 박태근 LS일렉트릭재팬 대표(일본 법인장)는 "AC기반 기술은 (한국이) 미국·유럽·일본을 따라갈 수 없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DC, 특히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은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한·일 전력 인프라 공동 구축은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역설했다.
 
최근 5년간 일본 전력 시장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그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 고효율 전력망에 대한 기술적 난이도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력 분야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업이라 해외 사업 유치가 쉽지 않지만 일본은 150년 이상의 전력 인프라 수출 역사로 포트폴리오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며 "한국은 일본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일본은 한국의 동남아 공장과 DC 기술 협력, 빠른 납기 프로세스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상호 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급증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기술 확산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기존 대비 2배 증가한 945TWh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전력 인프라 재편, 송전망 투자, 전력망 현대화, 재생에너지 연계 확대 등은 필수 과제가 됐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처럼 고전력 인프라의 경우 DC 기반 배전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DC 배전은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10% 이상 높다. 한국은 중전압 직류(MVDC) 국제 표준 확보, HVDC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송배전 시스템, 전선, 차단기 등 인프라는 일본 기업 캐파만으로 역부족인 만큼 한국 기업에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은 전력 분야에 대한 한·일 공조의 대표 사례다. 최근 일본 규슈전력 자회사인 규덴코(九電工)와 손잡고 현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BESS) 시장을 공동 공략하기로 했다. 규덴코는 후쿠오카에 본사를 둔 전기 시공 전문 회사로, 현지 최대 규모인 470㎿급 우쿠지마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LS일렉트릭은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우쿠지마 프로젝트에 HVDC 변환용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한·일 에너지고속도로'도 가시화할 수 있다. 부산에서 일본 쓰시마를 거쳐 규슈까지 약 200㎞ 이상을 HVDC로 연결해 국가 간 전력 이동을 효율화하고 대규모 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해 에너지 가격 안정화도 도모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한·일 전력 인프라 협력을 통해 좁은 국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생에너지 자원 확보로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기업 차원 협력을 뛰어넘는 정치·외교적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