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위험 도시, 군 훈련장으로 써야"…본토 내 軍 병력 투입 확대하나

  • "매우 위험한 곳…이 자리에 있는 일부에겐 중요한 임무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 내 일부 도시를 군 훈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내 치안 작전에 군 병력 투입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조국 방위는 군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시카고, 뉴욕 등 주요 대도시들을 지목해 “그곳들은 매우 위험한 곳이며, 우리는 그곳들을 하나씩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며 “이 일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에게 매우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그것도 전쟁이다. 내부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피트(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이런 위험한 도시들을 군, 주 방위군의 훈련기지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LA와 워싱턴 DC 등 민주당 세력이 강한 도시들에 범죄 진압의 명분을 내세워 주방위군 투입을 지시했고, 이번 주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병력을 파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아울러 그는 최근 몇 주간 시카고, 뉴욕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대도시들에 추가 병력 투입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내부로부터 침략을 받고 있다”며 치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외부의 적과 다를 바 없지만, 더 어려운 점은 그들이 제복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군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지휘관들은 치안 불안에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캐서린 쿠즈민스키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국장은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정치적 청중이나 정치 집회에서 하는 것은 그의 권한 범위 안에 있다”면서도 “그런 발언을 제복을 입은 군 지도자들, 특히 장성급 지휘관들과 그들의 최고 부사관 고문들 앞에서 하는 것은 군의 전문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전혀 다른 문제”라고 미 군사 전문매체 태스크 앤 퍼포스에 말했다. 이어 “제복을 입은 군 지도자들은, 발언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당파적이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이번 회의를 “위험한 리더십의 방기”라고 비판했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군대를 정치적 말판(장기판의 말)처럼 이용하는 것은 독재자들이 하는 짓"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자아와 권력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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