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집착' 트럼프 "오바마, 아무것도 안 하고 받아…난 8개 전쟁 해결"

  • 전문가들 "수상 가능성 낮아"

  • 불발 시 노르웨이 보복 가능성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국 영사관 앞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과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와 'Nobel'이라는 글자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날이 다가오면서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에 집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욱 노골적으로 수상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수상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하지 못할 경우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가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노벨평화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앞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 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2009년 1월 취임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해 10월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상을 받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노벨평화상을 수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간에 벌어진 7개의 무력충돌을 자신이 끝냈다고 공언해왔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 평화구상 1단계 합의도 자신의 성과에 포함해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노벨상에 집착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상을 받지 못할 경우 노르웨이를 겨냥한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디언은 이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수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지만, 그럴 경우 트럼프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르스티 베르그스토 노르웨이 사회주의좌파당 대표는 “노벨위원회는 독립 기관이고 노르웨이 정부는 수상 결정에 관여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명확지 않다”며 “우리는 그가 어떤 일을 벌일지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노르웨이 관계자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하면 외교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는 현재 미국과 무역협상 중으로 미국으로의 수출품에 부과되는 15% 관세 인하를 희망한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2조 달러(약 28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겨냥한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 펀드의 투자 자산 중 약 40%가 미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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