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7~8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1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3조6000억원) 대비 약 5.8%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증가세이며 전통시장·숙박·보건·교육서비스 등 수수료율이 낮은 생활형 업종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카드업계 수익성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실제 카드사의 주수익 기반인 카드론 대출 수치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4000억원으로 약 1년 전(45조원)보다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올해 석 달 연속 줄어든 수치다. 정부의 6·27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제한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나간 카드론이 부실화하면서 카드사 수익성은 더 악화되고 있다. 주요 카드사의 상반기 대손상각비 합계는 2조4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경기 둔화로 카드론과 결제대금 회수가 지연되며 손실 인식이 커진 탓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대손비용 확대와 함께 영세·중소가맹점 대상 우대 수수료율 적용이 실적을 압박했다.
여기에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신용사면' 등 채무조정 확대 정책으로 4분기에는 카드사가 부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대출이 막힌 사이 기존 대출 부실이 빠르게 드러나고 있는데 신용사면 이후 추가 대출은 부실을 더 키울 것”이라며 “상반기부터 이어진 수익성 악화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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