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파생결합증권(ELS·ELB)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예금보다 높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5조744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4조8067억원), 2분기(5조2985억원)에 이어 증가세가 꾸준하다. 특히 지난 9월 발행 규모는 2조2795억원으로 2023년 11월(약 2조2775억원)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도 증가 추세다. 1분기 5조1459억원, 2분기 6조4804억원에서 3분기 7조36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사상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말 퇴직연금 차환 발행이 예정돼 있어 추가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LB 발행 규모는 9조2146억원으로 코스피200 연계 ELB(4조8425억원) 대비 약 두 배를 기록했다.
ELS 시장 회복에는 기초자산 가격 상승이 한몫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48.77%, S&P500은 13.14%, 유로스톡스50은 13.22%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는 이날 장중 3640선도 넘기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 H지수 급락 사태 이후 위축됐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ELS는 종목, 주가지수 주가에 연계돼 투자 손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만기 수익률은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다. 기초자산에 따라 다르지만 연 최대 10% 넘는 상품을 청약받고 있다.
ELS는 통상 3년인 만기 전까지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투자 시 정한 기준(녹인 배리어) 밑으로 떨어지고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지수 하락률만큼 원금을 잃는다. ELB는 ELS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보다 하락하더라도 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익률은 ELS 대비 떨어진다.
직접투자는 주가 변동성에 따른 손실 부담이 비교적 크다. ELS·ELB는 '중위험·중수익' 매력이 높다. 특히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식, 금, 채권, 원자재, 부동산, 가상자산 등 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에 거품 불안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에선 더 유리할 수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 투자 환경이 주식시장 강세와 함께 개선되고 있다"며 "신규 발행 증가와 함께 상환도 동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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