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한국 탓했다가 역풍…日 인플루언서 '쓰레기 사무라이' 비판 봇물

사진엑스 계정 ‘hezumayome0000’ 캡처
[사진=엑스 계정 ‘hezumayome0000’ 캡처]
일본의 한 인플루언서가 나라현 사슴공원 쓰레기 문제를 외국인 관광객 탓으로 돌렸다가 ‘혐오 조장’ 논란에 휘말렸다.

‘시짱’으로 알려진 인플루언서는 나라시 의원 헤즈마 류의 아내로,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사슴공원에서 발견했다며 포장지가 뜯긴 한국과자 ‘초코송이’ 사진을 올렸다. 

시짱은 “내용물이 남은 걸로 봐서 정말 악질”이라며 “한국이나 중국 관광객이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인은 마음대로 하지 말고 돌아가 달라. 사슴을 괴롭히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초콜릿 과자는 동물에게 독이 된다”며 “사슴이 먹을 수 있는 곳에 버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해당 게시물은 22일 기준 조회 수 300만회를 돌파했지만 많은 일본 누리꾼들은 시짱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파는 과자다”, “관광객이 오기 전부터 교토나 나라 관광지는 쓰레기로 가득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일부는 “한국인이 굳이 자국 과자를 들고 와 먹지도 않고 버리겠느냐”며 “포장 상태가 너무 깨끗해 일부러 연출한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빈 캔을 버린 사람도 중국인이냐”며 일본 거리의 쓰레기 사진을 올려 시짱의 태도를 비꼬았다.

시짱은 자신을 ‘쓰레기 줍는 사무라이’라 소개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쓰레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인물이다. 남편인 헤즈마 의원은 올해 2월 “한국인이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먹였다”는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려 반한 감정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부부는 한국·중국 관광객이 동물을 학대하고 일본 문화를 훼손한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환경 보호를 빙자한 혐오 조장’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증거 없는 비난보다 현장 관리와 분리수거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적을 탓하기보다 모두가 지켜야 할 공공질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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