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김치 프리미엄'이 국제 금과 국내 금의 가격 추이에서 차이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금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국내 금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 현물의 그램당 가격은 지난 22일 종가 기준 19만7490원으로 15일 종가인 22만7000원과 비교해 5거래일 동안 13%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190.19달러에서 4142.24달러로 1.14% 떨어지는 데에 그쳤다.
이 같은 하락세의 차이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다. 이는 국내 금 시장인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에 대한 수요가 공급 대비 높게 형성되면서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지난 3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의 차이는 0%대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차츰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11.73%로 7개월여만에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김치 프리미엄은' 이달 들어 13일 12.41%, 14일 16.18%로 높아졌고 15일에는 18.56%로 정점을 찍었다. 16일부터 22일까지 금 가격의 조정이 일어나면서 22일 기준 김치 프리미엄은 3.71%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같은 수익률 격차는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에도 반영됐다. 16일부터 22일까지 KRX금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와 TIGER KRX금현물 ETF의 수익률은 각각 -13.35%, -13.37%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금액티브 ETF와 SOL 국제금 ETF는 -0.91%, -0.44%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국제 금 ETF는 높아진 환율로 인한 환차익이 반영되면서 국제 금 가격의 하락분 일부를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종가 기준 1421.3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2일 종가 기준 1429.8원을 기록하며 8.5원 상승했다. KODEX 금액티브 ETF와 SOL 국제금 ETF 모두 환변동성에 열려 있는 '환노출형' 상품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금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저점 매수를 노리는 모습이다. 16일부터 22일까지 ACE KRX금현물 ETF에는 1286억3500만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TIGER KRX금현물 ETF, KODEX 금액티브 ETF, SOL 국제금 ETF에는 각각 617억2900만원, 450억1600만원, 342억800만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속에서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과 귀금속 섹터의 수혜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 투자 수요와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의 중앙은행 금 매입세가 가격 강세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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