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AI 중심 경영 본격화…게임 제작 혁신 나선다

  • "전사적 AI 활용, 업무 방식 혁신으로 연결"

  • 김도균 AI 트랜스포메이션팀장 인터뷰

김도균 크래프톤 AII 트랜스포메이션팀장 사진크래프톤
김도균 크래프톤 AII 트랜스포메이션팀장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인공지능(AI)을 단순한 도구로 보는 대신 게임 개발 전반에 스며드는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다. AI를 통해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 ‘다른 방식의 게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른바 ‘AI 퍼스트(First)’ 기조는 특정 기술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까지 바꾸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김도균 AI 트랜스포메이션팀장은 “AI는 단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개발자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딥러닝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고, AI 연구개발(R&D)에 본격적으로 투자해왔다. 회사는 약 1000억 원 규모의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정교한 AI 연산과 자동화를 지원할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부터 매년 약 300억원을 편성해 직원들이 AI 툴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인프라와 예산 투자는 단순한 기술 연구를 넘어 AI를 활용한 실무 환경과 조직 문화 정착까지 포함한다.

게임·콘텐츠 산업 전반에서도 AI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률은 41.7%로 전년 동기(30.5%)보다 11.2%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게임 제작 현장에서도 AI 활용 사례는 다양하다. 크래프톤의 인조이(inZOI)에서는 이용자가 업로드한 이미지를 3D 오브젝트로 변환해 게임 속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게임에는 ‘스마트 인조이’라는 AI 기반 캐릭터가 탑재돼 이용자가 설정한 성격이나 상황에 맞춰 스스로 판단하고 반응한다.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는 AI 동료 캐릭터가 차량 운전, 적 식별, 전략 제안 등 플레이어와 협업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프로토타입이 시연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단순한 배경 기능이 아니라 이용자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팀장은 “AI 퍼스트 철학은 특정 팀에 한정된 선언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AI 리터러시(기술적 이해력)와 인공지능 전환(AX) 리터러시(조직이나 개인이 AI 기반으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를 갖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그는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관리하는 역량, 즉 에이전트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의 AI 전략은 기술 적용에 머무르지 않는다. AI는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개발자가 창의적 결정과 혁신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김 팀장은 “AI는 개발자의 상상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도구”라며 “모든 구성원이 AI를 활용하며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게임산업이 AI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은 AI를 기업 철학으로 내재화하고, 실행 중심 조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개발 문화, 조직 구조, 기술 적용 사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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