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조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대내외 위기극복과 함께 신상필벌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차기 C레벨 리더들을 전진 배치해 기존 사장단과 함께 조직 안정을 꾀하면서 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사별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대표이사 및 사장 인사 사항을 공유했다. SK그룹은 그동안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하는 게 관례였으나 대외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사업 리밸런싱(재조정) 등 계열사 당면 과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조기 사장단 인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형 리더들을 중용한 데 있다. 그룹 핵심 축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서 부회장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재무·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장용호 대표를 보좌한다. 강 부문장은 SK㈜의 사업체질과 재무구조를 강화하는데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장 대표는 그룹 전반과 SK이노베이션 계열사 리밸런싱 마무리에 한층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룹의 3대 축이지만 고객 정보 해킹과 이에 따른 고객 이탈로 3분기 적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SK텔레콤(SKT)은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를 신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 법조인 출신 대관 전문가를 앞세워 회사 거버넌스 체계를 재정비하면서 고객 신뢰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대표이사 자리에 취임한다. 기존 CEO였던 유영상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을 유지하며 그룹 인공지능(AI) 전환에 주력한다.
SKT는 이와 함께 역량 강화를 위해 회사를 통신 CIC(사내회사)와 AI CIC 체계로 재편하고 한명진 SK스퀘어 대표를 통신 CIC장에 보임해 이동통신 경쟁력 재건에 집중할 방침이다. 유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던 SK브로드밴드도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SK온은 소재와 제조업 전문성이 높은 이용욱 SK실트론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해 이석희 사장과 함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공석이 된 SK실트론 대표는 자회사인 SK실트론CSS 대표를 역임한 정광진 대표가 보임한다. 신규 대표 선임으로 그룹 리밸런싱 일환으로 추진하던 SK실트론 매각 작업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SKC는 최근 흡수합병한 자회사 SK엔펄스를 이끌었던 김종우 대표를 사장으로 선임한다. 배터리 소재에서 반도체 후공정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SK에코플랜트는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 갈 신임 사장으로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선임했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AI 데이터센터와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SK하이닉스 신규 팹 구축을 3대 성장 동력으로 꼽은 상황이다. 이점에서 김 총괄의 사장 부임으로 SK하이닉스와 팹 구축을 위한 소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앞서 사임의사를 밝혔다.
SK㈜ 머티리얼즈 CIC를 맡고 있는 송창록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첨단 소재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끈다.
SK그룹은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높이고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차세대 리더들도 대거 발탁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SK이노베이션 E&S는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이종수 LNG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안정적 경영 기반을 강화함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등 새로운 성장을 모색할 예정이다. SK스퀘어는 김정규 SK㈜ 비서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SK스퀘어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주도할 전망이다.
SK AX는 클라우드 사업과 ITS(지능형교통체계) 컨설팅 사업을 두루 경험하고 현재 CCO(최고고객책임자)로서 AX의 주요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완종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전 분야에서 시장 선도를 목표로 미래기술연구원 조직을 진두지휘한다.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인사를 단행했다.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멤버사와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SK㈜ 부회장단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윤풍영 SK AX 대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SK 멤버사들의 '또 같이' 시너지를 한층 강화하고, 그룹사의 AI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는 염성진 CR팀장이 사장으로 승진·보임한다. 염 신임 위원장은 그룹 대외협력 기능을 총괄하며 그룹의 전반적인 대외협력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각 계열사가 직면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고, 차세대 리더 보임을 통해 그룹 경영 후보군을 탄탄히 함과 동시에, 현장과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과 조직 역동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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