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27일 새벽 하늘로…세계 첫 실험 위성 동시 발사

  • 해양·우주 환경 관측부터 우주 의약까지 망라

  • 12개 기관 큐브위성, 플라스틱 추적·쓰레기 관리·폐기 장치 실증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사출관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사출관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4번째 발사에 나선다. 누리호 4차에는 국내 12개 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이 탑재된다. 이 중 스페이스린텍의 ‘비천’과 서울대 ‘스누글라이트III’는 세계 최초 실증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우주항공청은 오는 27일 누리호 4차 발사에 앞서 발사체에 탑재될 위성들의 상세 정보와 비행 계획을 발표했다. 비행 임무 목적은 우주 부품 국산화 기술 검증부터 지구 관측, 해양 환경 탐사, 우주 의약 연구, 우주추진기 검증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60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에서 실시되는 이번 실증은 향후 위성 산업 생태계 확장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는 바다와 우주 공간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큐브위성들도 포함됐다. 이들 위성은 해양 오염 관측부터 우주 교통 관리까지 지구와 우주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술을 검증한다. 그 외 12개 참여 기관의 큐브위성들은 우주 부품 국산화 검증, 지구관측, 해양환경 탐사, 우주 의약, 추진기·통신 실증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양 환경 관측과 우주 쓰레기 대응은 쿼터니언 ‘퍼셋01’과 세종대 ‘스파이론’, 우주로테크 ‘코스믹’이 담당한다. ‘퍼셋01’은 EO 카메라로 제주 연안 해양 쓰레기 이동을 관측하고, 구조체·전원·항법 부품 등 국산화 성능을 검증한다.

‘스파이론’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해양 플라스틱과 쓰레기 분포를 추적하며, 위성항법 신호 송출기 기능을 시험한다. ‘코스믹’은 임무 종료 후 궤도에서 안전하게 소멸하는 폐기 장치를 실증하고, 달 탐사용 모터 드라이버와 온보드 컴퓨터 작동 여부도 확인한다.

우주 생명과학과 의약 연구는 스페이스린텍 ‘비천’과 KAI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수행한다. ‘비천’은 면역항암제 단백질 결정 형성을 세계 최초로 우주에서 실험하며, KAI 3호는 3D 바이오프린터로 세포 배양 데이터를 수집해 장기 체류형 우주 생명 연구 기반을 마련한다.

국산 부품과 지구 관측 검증은 항우연 ‘국산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1호’가 담당하며, 국내 전자부품과 삼성 메모리 반도체 작동 성능을 우주에서 확인한다. 한컴인스페이스 ‘세종4호’는 위성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시험하고, 4.75m급 다분광 EO 카메라로 지구 관측 데이터를 확보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TRISat’은 저궤도 위성 기반 IoT 통신을 시험해 음영 지역에서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도록 검증한다.

코스모웍스 ‘JACK-003·004’는 5m급 광학 카메라로 지구 영상을 촬영하고 기기 안정성을 확인하며, 상용 지구관측 위성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한다. 서울대 ‘스누글라이트III’는 쌍둥이 위성으로 편대 비행과 도킹 기술을 세계 최초 실증하며, GPS 신호 굴절을 활용한 대기 3차원 관측 실험도 수행한다.

인하대 ‘인하 로샛’은 롤러블 태양전지와 자체 온보드 컴퓨터를 시험하며, 저비용 위성 제작 가능성을 확인한다. KAIST ‘케이히어로(K-Hero)’는 150W급 홀 추력기로 초소형·군집 위성 추진 기술을 실증하며, 달·심우주 탐사 응용을 목표로 한다.

 
발사대 거치를 완료한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대 거치를 완료한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3호 이후부터는 성능을 최적화하고 모든 부품을 국제 규정에 맞춰 어느 발사체에도 운용 가능한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청 관계자는 "누리호 1·2호는 표준 플랫폼 구축과 핵심 기술 검증을 위한 단계로 발사체 구조와 설계를 마련하고 기술 개발의 기초를 다졌다"면서 "3호 이후부터는 1·2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성능을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조 대부분은 동일하지만 일부 형상이 개선됐고, 모든 부품과 소자가 국제 수출 규정에 맞게 설계돼 어떤 발사체로도 제약 없이 운용할 수 있는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사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 1기와 국내 12개 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를 60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다. 발사 시간은 00:54~01:14 사이로, 기상 상황과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최종 확정된다.

김응현 우주항공청 프로그램장은 "이번 임무의 목표 궤도는 SSO’로, 위성이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지역을 동일한 태양 고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궤도"라며 "전파 간접도 적은 데다가 계산 결과 11월 27일에는 새벽 1시 무렵이 궤도 진입에 가장 적합한 시각으로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기준이 되는 시간은 한국표준시가 아닌 위성이 지나가는 지역 기준의 ‘지방시’로, 위성이 목표 궤도에 도달할 때 태양빛 각도와 관측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이를 기준으로 발사 시각을 산출했다. 

이번 발사는 발사체 제작을 처음으로 민간이 총괄하는 시도로, 정부와 연구기관, 민간기업, 대학이 협력하는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다. 업계는 이번 발사를 한국형 위성·부품·발사체 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을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운용을 맡는 민간 주도 첫 발사다. 이번 발사는 중대형급 중형위성 1기와 국내 대학·연구기관·기업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를 600km 태양동기궤도로 쏘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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