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비과세배당을 도입한다. 주주환원 확대 방안 일환이며 본격적인 '주주환원율 50%'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그룹은 내년 비과세배당 도입 여부를 놓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4대 금융 가운데 처음으로 비과세배당을 도입했다.
비과세배당은 기업이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감액해 주주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통상 이익잉여금에서 이뤄지는 일반 배당과 달리 자본을 줄여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법상 '자본의 반환'으로 간주돼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주의 세금 부담이 사라져 세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당장 배당소득세 15.4%가 면제되기 때문에 실질 수익률은 18.2%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우리금융 개인투자자가 주식 1만주에 대해 주당 660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하면 기존에는 세후 550만8360원을 받게 되지만 올해 결산배당부터는 세금 없이 배당수익 100%인 660만원을 전액 수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주주환원 확대 방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정부가 밸류업 기조를 강화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사주 매입 부담이 커지면서 비과세배당이 새로운 주주환원 수단으로 부각됐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개인투자자 비중 확대, 국민주로서 위상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비과세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도 "개인투자자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비과세배당 재원 규모가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과세배당은 배당수익이 증가할 뿐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세금에 민감한 개인 고액 자산가의 투자 유인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까지 완화되면 주주환원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고배당주 투자자의 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것이어서 금융지주의 배당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책 변화가 현실화되면 금융지주가 계획했던 주주환원율 50% 목표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하나금융은 기존에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금융지주의 예상 주주환원율은 △KB금융 54% △신한금융 46% △하나금융 44% △우리금융 38%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2025년부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026년부터 주주환원율 50%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더욱 강력한 주주환원에 힘입어 은행업의 가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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