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룸] 다카이치 '대만 개입' 발언에 中 폭발… 여행 취소 무료, 유학 신중 권고까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만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만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일본의 ‘대만 유사 개입’ 발언에 반발해 여행·유학 경고까지 내리며 압박에 나섰다. 양국 관계는 2012년 센카쿠 사태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당분간 피하라고 경고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관광업 타격을 노린 실력 행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748만 명으로 국가별 1위다.

중국 국유 항공사 3곳은 일본행 항공권 취소와 변경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을 오가는 노선이 대상이며 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일본 기업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은 중국 내 홍보를 자제하고 국유기업과의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화선은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이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해상 봉쇄할 경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를 공식적으로 존립 위기 사태라고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측 반발도 거세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X에서 “머리 나쁜 정치인의 죽음의 길”이라는 표현을 쓰며 일본을 맹비난했다. 이후 글을 삭제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일본을 향해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했고 일본도 14일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중국 교육부는 16일 일본 유학을 계획한 학생에게 치안 불안을 이유로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공지했다. 일본 내 중국 유학생은 12만 명 이상으로 해외 유학생 중 가장 많다. 일본 유학까지 제동을 거는 조치는 일본 여론에도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일본 정부는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외교 접점을 찾고 있다.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의 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가 “모든 후과는 일본이 져야 한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양국 관계는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