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집중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계열사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인사 대상자여서 단순한 자리 이동을 넘어 조직 안정성과 그룹 전략의 향방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산하 64개 계열사 중 29곳(30명)의 CEO 임기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만료된다. 우리금융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하나금융 7명, KB금융 6명, 신한금융 4명 등이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회장의 연임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지주사는 연내 회장 인선을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이 결정될 경우 기존 경영 전략과 조직 안정성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계열사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연임이 불발되면 새로운 리더십에 맞춘 부분적 교체와 조직 개편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의 적극적인 인사 기조와 연임을 앞둔 마지막 해라는 점이 맞물려 대규모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직후였던 2023년 첫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2024년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를 상당 부분 교체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2기 체제를 함께 마무리할 인사들이 계열사 수장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교체보다는 제한적 인사로 장기적 그룹 전략과 조직 균형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종료가 임박한 계열사 CEO는 2명이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하면서 조직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부 조직 정비를 위해 경영성과가 부진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들을 교체하는 한편, 외부전문가 영입을 최우선으로 하는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연말 인사가 단순한 임기 만료 인사를 넘어 그룹 전체의 경쟁력과 조직 문화를 재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에도 강도 높은 대출 규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각 금융지주가 구조적 과제를 겪어온 만큼 이번 인사는 향후 2~3년간의 조직 체력과 전략 실행력을 좌우하는 '재정비 국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균형과 장기적 전략 관점에서 한꺼번에 CEO를 교체하기보다는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순차적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예년과 비교해 올해는 변수가 많아 대규모 인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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