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전월세 관련 주요 지표는 줄줄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월세 시장은 전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고, 그 공백을 월세가 채우는 시장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서민들의 주거 환경 악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규제 부작용을 지적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세 시장의 축소와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4.26%로 2018년 1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로,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월세화 압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강북권 전월세전환율은 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 '내 집 마련'을 못한 가구의 월세 전환 속도가 강북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가격 상승 속도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30.2로 집계돼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30선을 넘어섰다. 특히 10·15 대책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월세지수는 가파른 상승선을 그리는 중이다. 강남 11개구의 월세가격지수는 132.4를 기록하며 고가 월세 선호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냈고, 강북 14개구 역시 127.7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였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전역의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가 72만원으로 전월보다 3.6%(2만원) 상승했다. 강남구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가 98만원에 달했다.
거래에서는 이미 월세가 확고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이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전월세 거래 7만24건 중 월세는 4만6144건으로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월세 비중은 2023년 56.6%, 지난해 60.1%에서 올해 60%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물 감소 속도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및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차 거래량은 전세 거래는 1만3875건에서 1만2559건으로 9.5% 급감했다. 월세 거래는 1만9266건에서 1만8305건으로 5.0% 감소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멈추고, 실거주 요건 강화로 기존 임대 매물 상당수가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한다. 10·15 대책이 거래 제한을 통한 가격 급등 억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전세 시장 취약과 월세 수요만 더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세 물량은 92%가 개인 공급인데 10·15 대책으로 실거주 의무 강화와 갭투자 금지를 하면서 전세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고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의지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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