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숏드라마 플랫폼 시장이 2024년 65억여 달러에서 꾸준히 성장해 2030년까지 연평균 10%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세로형 영상 수요와 압축 서사에 대한 선호가 맞물리며 “짧지만 끝까지 소비되는 포맷”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국내 역시 시장 규모가 6500억원대로 추산되며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됐다. ‘탑릴스’ ‘비글루’ 등 신규 서비스가 연이어 등장했고 2025년에는 티빙도 자체 숏드라마 오리지널로 가세했다. 2025년 9월 기준 구글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인앱 매출 상위 20위에 숏드라마 앱이 7개 오르는 등, 짧은 영상에서 한 단계 나아가 유료 결제·구독이 발생하는 독립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숏드라마는 1~2분짜리 에피소드가 회차 단위로 연속 소비되는 시청 패턴이 특징이다. 이에 플랫폼들은 회차·후킹 포인트·미리보기·유료 해금 등 기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는 다른 결제·스토리 설계를 구축해 왔다. 짧은 분량 안에서 반전과 속도감을 배치하는 동시에 시즌 전체에서는 인물 관계와 세계관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비·제작 기간을 줄이면서 SF·액션 등 고비용 장르에 도전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비글루는 2025년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일부 작품에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AI를 도입했다. 시각효과(VFX)·로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현실 촬영이 어려운 요소를 AI로 구현하며 숏드라마 포맷의 한계를 넓히려는 시도다.
플랫폼뿐 아니라 제작사들도 AI 기반 숏드라마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밤이 되었습니다’ 등으로 알려진 이오콘텐츠그룹은 5분 분량 10부작 시즌제 AI 드라마 ‘곧, 밤이 됩니다’와 ‘곧, 출근합니다’를 제작 중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곧, 밤이 됩니다’에는 실제 배우의 얼굴 근육과 표정을 학습한 AI 휴먼 기술이 적용돼 감정 연기의 자연스러움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회사는 이 두 작품 이후 수십 편 규모의 ‘곧’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장기 계획을 내놓으며 시즌제 AI 드라마를 하나의 IP 군으로 키우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작사 웨스트월드스토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숏폼 드라마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모쏠지옥’ ‘뽀삐가 재벌남으로 돌아왔다’ ‘내 결혼식의 불청객’ 등 세 편의 숏폼 드라마를 제작했다. 로맨스·판타지·멜로 등 대중 장르를 짧은 포맷에 최적화하는 데 집중한 라인업이다.
대형 기획사와 아이돌 IP도 숏드라마 포맷에 합류하는 흐름이다. 테이크원컴퍼니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NCT 제노·재민 주연 스포츠 성장 드라마 ‘와인드업’을 공동 제작해 2026년 상반기 숏드라마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고교 투수와 그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전학생 이야기를 세로형·단편 구조로 구현하려는 시도는, 숏드라마가 로맨스 일변도를 넘어 아이돌 팬덤과 장르 서사를 함께 겨냥하는 포맷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진출을 전제로 한 플랫폼 전략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더해리미디어는 중국 전용 숏드라마 플랫폼 ‘지피박스(ZIPPYBOX)’의 2026년 론칭을 추진 중이며, 현지 제작사와 합작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밤부네트워크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숏폼 IP 산업화를 가장 먼저 시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숏드라마는 이제 짧게 소비하는 영상이 아니라, 새로운 제작 기술과 서사 실험이 먼저 시도되는 전방위 시험 무대로 기능하고 있다. 세로형 포맷과 AI, 글로벌 확장 전략이 더해지면서 차세대 드라마 IP를 먼저 시험하고 키워내는 공간으로 서서히 위상을 넓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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