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챗봇 '이루다'의 개인정보 유출, 혐오발언 등으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받은 이후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챗봇 앱 '제타'를 1억명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주영 스케터랩 변호사는 27일 서울 성동구 스캐터랩 본사에서 인터뷰하면서 "2020년 AI 챗봇 '이루다'를 서비스 3주 만에 종료하며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섰던 점이 오히려 약이 됐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당국의 규제를 받는 과정에서 기술 고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루다 사태 이후 스캐터랩은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폐기하고 동의받지 못한 데이터는 삭제했다. 이후 한국어 환경에 특화된 가명 처리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한 단계 더 차단할 수 있는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탄생한 서비스가 '제타(ZETA)'다. 제타 앱은 꾸준한 인기를 끌며 지난 10월 모바일 사용시간 7362만시간을 기록했다. 챗GPT 사용시간(4828만시간)을 앞섰다. 주 사용층은 10·20세대로 전체 중 80% 이상을 차지한다.
하 변호사는 제타의 성공 비결을 'AI 엔터테인먼트'라는 독창적인 정체성에서 찾는다. 스캐터랩은 제타를 '인터랙티브 내러티브 플랫폼' 또는 'AI 엔터테인먼트'의 한 유형으로 정의한다.
제타 이용자들은 일반적인 대화형 챗봇과 달리 특정 역할을 부여받아 상대 AI 캐릭터와 역할극을 펼치는 것처럼 대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스캐터랩은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사용자도 AI의 도움으로 원하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했다고 설명한다.
AI와 개인정보, 규제 정책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하 변호사는 업계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 국내 대기업, 국내 스타트업 등에 동일한 수준으로 의무를 동시에 부과하는 규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규제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 변호사는 "2~3명으로 구성된 팀이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AI 시대에 법률 전문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스타트업의 혁신 도전을 막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캐터랩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하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제타를 글로벌 1억명 사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서 안정적인 1위를 유지하고 최근 북미까지 진출한 것을 바탕으로 윤리적 기반 위에 기술 혁신을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