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확산에 입점 중소기업과 소상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불안한 소비자들의 회원 탈퇴가 잇따르면서 매출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쿠팡이 주요 판로여서 퇴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사태로 주문이 줄었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온라인 매출의 90% 가까이가 쿠팡에서 발생하는데, 사태 이후 주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쿠팡 때문인지 온라인 주문 자체가 안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 공용 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되면서 쿠팡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흐름에 합류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피해는 쿠팡의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외식 자영업자로 확산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동네 배달 건수가 뚝 떨어졌다"며 "쿠팡이츠 탈퇴자가 많은 걸 체감했다"고 전했다.
업계는 쿠팡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한 결과로 본다. 쿠팡은 다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판매자 수수료 부담이 큰 편이지만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영향력 때문에 그동안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몰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쿠팡에서 발생한 매출의 평균 20.6%를 수수료 등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었다. 이는 평균 수수료 비율 18.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쿠팡의 판매자 상당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쿠팡의 '2025 임팩트 리포트'를 보면 지난해 기준 쿠팡 입점 판매자의 75%가 중소상공인이다. 중소상공인 전용 판매 창구인 '착한상점'에는 등록된 상품 수만 58만개에 달한다. 소상공인 파트너는 2023년 기준 약 23만명으로, 이들의 연간 거래액은 12조원 상당이다.
이는 우월적 시장 지위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쿠팡의 총거래액(GMV)은 55조8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 242조원 중 22.7%의 비중으로, 국내 1위 시장 점유율이다.
한 소상공인은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쿠팡 주문이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30% 줄었다"면서도 "쿠팡 주문량이 압도적이라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당장 쿠팡에서 퇴점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인들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도 고심 중이다. 쿠팡에 입점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한 실질적인 매출 타격은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사태 추이에 따라 대응책이 필요한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쿠팡 측에 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대책을 요구했다. 소공연은 "쿠팡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 손실과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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