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결과 합의된 관세 인하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연방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는 11월 1일자로 소급해 15%로 인하되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상호관세도 15%로 인하되고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원목과 목재 및 목제품에 대한 관세도 소급 인하됩니다.
지난 4월부터 공식화된 관세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출범 6개월 차를 맞은 정부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지난 6월 출범한 새 정부는 8월 25%의 상호관세 부과 직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큰 틀의 합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대미 투자금 투자처를 두고 양국의 이견이 도출되면서 후속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지난한 샅바싸움 끝에 지난 10월 말 2차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상·안보 분야 협상의 세부 사항에 최종 합의했고, 이 결과는 양해각서(MOU)와 조인트팩트시트(JFS) 방식으로 공개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현지 시장에서 국내기업의 비즈니스 기회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한국경제인협회는 "양국 간 경제협력이 보다 안정적 기반 위에서 전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상호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주요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업과 민주당 성향 12개 주는 IEEPA를 적용한 상호관세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방대법원 역시 상호관세 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에서는 상호관세에 대한 뜻을 접지 않고 있죠. IEEPA뿐만 아니라 무역법 122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 다양한 카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시 관세 관련 문제가 짙어질 수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 1기 당시 꺼내들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카드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양국의 무역장벽 해소도 관심입니다. 한·미 양국은 JFS를 발표하면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연내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로 했죠. 이에 따라 산업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중 추가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JFS에는 '한국은 식품과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문구가 담기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USTR은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습니다. 대규모 무기 수입 시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절충교역,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문제, 정부가 추진 중인 플랫폼 법안, 원전에 대한 외국인 지분 금지 등이 대표적이죠.
비관세 장벽 해소를 두고 양국이 줄다리기를 벌인다면 '관세 협상 2라운드'가 진행될 공산이 높습니다. 다만 미국 측에서 높은 수준의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우려를 키우는 부분입니다. 비관세 장벽은 국민들에게 민감한 부분이 많은 만큼 즉각 해소도 어려울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짙은 만큼 통상 당국의 어께는 당분간 무거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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