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디즈니의 계절'이다. '주토피아2'가 국내 박스오피스와 글로벌 흥행 모두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며 디즈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12월에는 '아바타: 불과 재'가 그 열기를 이어받을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침체가 길어졌던 극장 시장 속에서 두 작품이 연말 극장가 판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관심이 쏠린다.
'주토피아2'는 국내에서 개봉 직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단 기간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흥행 수익 역시 개봉 2주 만에 9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10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6년 전편이 디즈니 부흥기 한가운데에서 탄생한 상징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면, 속편은 팬데믹과 잇따른 흥행 부진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인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주토피아2'는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시네마틱·박스오피스상,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르며 비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겨냥했다. 특히 골든글로브에서 새롭게 신설된 시네마틱·박스오피스상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은, '잘 팔리는 영화'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극장 경험 자체를 견인하는 타이틀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더없이 절실한 결과다. 지난 2~3년간 일부 마블 작품과 애니메이션 신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던 바. '주토피아2'의 선전은 여전히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북미와 중국을 축으로 한 글로벌 흥행, 국내 시장에서의 빠른 확산세는 '패밀리 애니메이션은 극장에서 본다'는 오랜 관객 습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12월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로 옮겨간다.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새로운 위기를 맞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국내에서는 1편과 2편이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어 이번 역시 연말 대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개봉 전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미 전체 예매율 1위에 올랐고 사전 예매 점유율 역시 4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주제가상과 시네마틱·박스오피스상 2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고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1편과 2편에 이어 시리즈 모든 작품이 연달아 주요 시상식 후보에 오른 셈이다.
해외 평단의 초기 반응도 우호적이다. 아직 정식 개봉 전임에도 미국영화연구소(AFI)와 전미비평가위원회(NBR)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10선'에 이름을 올렸고, 일부 매체에서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더 크고, 더 감정적이며, 더 뛰어난 시각적 경험”이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비주얼 스펙터클과 가족 서사를 동시에 끌고 가는 '아바타' 시리즈 특유의 공식을 한층 공고히 했다는 반응이다.
두 작품의 연이은 등장은 의미가 더 크다. 팬데믹 이후 극장가는 여전히 2019년 대비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소수의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와 애니메이션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가 심화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토피아2'와 '아바타3'는 디즈니가 여전히 글로벌 극장 시장의 '계절'을 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킨다. 동시에 대형 IP 중심의 쏠림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특히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3D·아이맥스 포맷까지 더해지며 관객을 대형관으로 끌어들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연말 극장가 전반의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작품이 만들어낼 파동이 2025년 극장가의 지형을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한국 영화가 어떤 자리를 찾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